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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하는 일이 다 그렇지”


입력 2021.07.14 07:40 수정 2021.07.14 09:03        데스크 (desk@dailian.co.kr)

방역, 부동산, 교육, 언론 등 신뢰 상실

대통령은 뭘 고민하며 5년 차를 보내나?

ⓒ데일리안 DB

“문 대통령 하는 일이 다 그렇지”


이 제목은 지난 주말 지하철에서 듣고, 칼럼용으로 곱게 다듬은 말이다. 코로나-19 방역에 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옆 승객이 결론 비슷하게 한 말인데, ‘문 대통령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 듣고 보니 맞다.


임기 5년이 짧은 시간이 아닌데, 그는 뭘 했기에 전철에서 씹히고 시장 바닥에서 밟힐까?


취임사 가운데 기억에 남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내년 상반기 마무리를 앞두고 대통령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


건국 이후 우리가 경험한 나라는 후진국, 중진국이었다. 국민은 당연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인 선진국(先進國)으로 가는 길을 보여주리라 기대했다. 선진국은 커녕 문 대통령은 임진왜란 때의 선조(宣祖) 비슷한 무능과 비겁의 전형 같이 행동했다.


나라의 여러 문제를 알면서도 허접한 사람들에 둘러싸여 풀어나가지 못하니 무능한 거고, 정부가 잘못한 일들이 많은데도 아래 사람들에게 책임을 미루고, 고쳐나가지 못하니 비겁해 보이기도 한다.


정치방역이라는 현 정부의 방역은 또다시 문제다. 청와대가 아래위 없이 함께 민노총(民勞總)에 가입했는지, 이 단체가 시위하던 파업을 하든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청와대에 방역비서관이 임명되고, 국민이 그렇게 협조하는데도, 코로나 4차 대유행이라니, 공권력이 어쩌면 안방으로까지 들이닥칠 것 같다.


‘야간 2인 제한’으로 부모 자식은 이미 갈라 놓았고, 부부도 한방에서 지내지 못하게 하면 ‘문재인 정부의 방역’은 완성되는가?


백신 확보가 늦어, 정부는 여기저기서 바가지도 쓰고, 구걸에 바쁘다. 말이 좋아 ‘백신 스와프’지, 그냥 구걸이다. 이스라엘과의 백신 스와프를 보자. 지난 7일 이스라엘에서 화이자 백신 70만 회분이 도착했다. 이웃 팔레스타인도 기한 문제 때문에 거절한, 유효기간 7월 말인 백신이다. 우리가 빌려준 게 아니다.


우리 말 ‘빌려 쓰다’ 또는 ‘구걸’을 외교적으로 ‘스와프(swap)’라고 한다. 보리쌀 빌려 먹고, 9~11월 햅쌀 나면 갚는 일이다. 한-미, 한-일 간에 통화 스와프를 맺는 이치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다.


아직 임기가 남았는데, 서울의 아파트값이 엄청나게(87%) 올랐다. 실감 나게 인용하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 미도 전용 85㎡는 11억 7000만원에서 4년 만에 24억원이 됐다. 노원구 월계동 현대 85㎡도 4억 2300만원에서 9억원이 됐다. 평균 87% 올랐고, 도봉. 노원. 동작. 성동구는 101~111%로 2배 이상 올랐다.


정부는 지난 4년간 서울 아파트가 17% 올랐다고 말하면서도 각종 세금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은 86%나 올렸다. 이해가 안 된다. 국민들이 마사지에 능한 통계청을 믿을까, 구매자금이나 전세금을 빌려주는 생생한 KB국민은행의 부동산 통계를 믿을까?


서울 시내에 거주할 기회가 사라지면서, 주택 수요는 경기도로 향한다. 오름세가 계속되는데도 정부는 조용하다. 26번째 대책을 궁리 중이라고 생각되지만, 그 위선적인 부동산 철학을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도 오를 것이다.


백신, 부동산값 폭등, 취업 등 먹고 사는 일에 매몰돼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학습 결손은 길게 악영향을 끼칠 문제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 6월 2일 발표한 통계를 보면, 2020년 기초학력 미달 중고등 학생의 비율이 201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대도시와 읍면동 간의 학력 격차도 심해졌다.


코로나-19로 먹고살기 위해 어른들이 속 끓이는 사이, 우리 자녀들의 머릿속이 비어가고 가슴이 식어가고 있다. 학력 저하, 공교육 부실, 무책임한 학교, 이런 것들이 교육 현장에 똬리 틀면 고치기 힘들어진다. 진짜 무서운 일이다.


진정 나라의 장래를 염려한다면 대통령은 이런 인기 없는 문제의 해결에 나서야 한다. 임기 5년이면 뭐라도 한 가지는 멋지게 끝낼 수 있을 시간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뭘 했을까?


보통 국민들의 새 정부에 대한 소망은 소박하다. 사람이 태어나서 숨질 때까지 보육, 교육, 취업, 은퇴, 노령의 사이클에 맞는 지원과 복지가 유기적으로 낭비 없이 작동하는 시스템을 원하고, 기업과 노조가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면서 규제가 완화되고, 북한이든 어디 다른 나라가 우리를 깔보지 않도록 위엄을 갖춰주기를 바란다.


우리가 왜 ‘삶은 소대가리’ 같은 조롱을 들어야 하는가? 문 대통령과 북한은 도대체 무슨 관계인가?


국민들은 또 우리 사회에서 신뢰의 기준이 될 공영방송 하나 자리 잡아주기를 바란다. 시청료를 내면서도 편향되고 병든 공영방송을 봐야 하는 국민의 심정은 참담하다. 정부가 흔들리고 사회가 불안할 때 기준을 제시해 주는 불편부당한 공영방송을 가질 때가 됐지 않은가? 대통령은 왜 대한민국을 진지한 토론의 장(場) 하나 없는 그런 얄팍한 나라로 방치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나머지는 국민과 기업들이 알아서 한다.


국민과 기업이 행복하면 국가는 저절로 행복해진다. 대통령도 행복해진다. 이치가 그리 복잡하지도 않는데, 4년 이상 대통령은 ‘거미줄에 목맨 듯’ 뭔 고민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을까?


글/강성주 전 포항MBC 사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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