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한화생명, 퇴직연금 '홀로 성장'…디폴트옵션 논쟁 가열


입력 2021.07.13 06:00 수정 2021.07.13 14:40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올해 신계약 2468억…1년 새 40%↑

생보전체 실적 13%↓…수익률 악화

"디폴트옵션, 원리금보장형 도입 필수"

한화생명이 생명보험업계에서 유일하게 늘어난 퇴직연금 초회보험료를 기록했다. 하지만 나머지 생보사들이 낮은 수익률 때문에 신계약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디폴트옵션 도입 논의가 재가열 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소재 한화생명 본사 전경. ⓒ한화생명

한화생명이 생명보험업계에서 유일하게 퇴직연금 실적 성장에 성공하면서 시장 최강자에 등극했다. 높은 수익률을 앞세워 영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건 것이 성공의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증권업계가 주식시장 호황을 앞세워 보험업계 고객을 이탈시키면서 나머지 생명보험사들이 퇴직연금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업계에선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을 늦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1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동안의 한화생명 퇴직연금 초회보험료는 2468억2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59억6900만원 대비 40.3%(708억5300만원) 늘어난 규모다. 한화생명이 퇴직연금 고객 유치에 성공한 건 높은 수익률 때문이다. 생보협회 자료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올 1분기 확정급여(DB)형 수익률은 11.58%를 기록했다.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 IRP 수익률은 각각 26.93%, 28.93%로 집계됐다.


하지만 한화생명을 제외한 나머지 생보업계의 퇴직연금 시장 상황은 악화됐다. 국내 24개 생보사의 올해 1~4월 간 퇴직연금 초회보험료는 7903억6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9178억4400만원보다 13.9%(1275억3800만원) 감소한 수치다. 회사별로 삼성생명(1025억400만원→622억7400만원), 흥국생명(2006억5100만원→1129억7000만원), 신한생명(914억5900만원→242억8700만원) 등 대부분의 보험사가 퇴직연금 신계약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데일리안

보험사들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수익률 때문이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24개 생보사들의 확정급여(DB)형 평균 수익률은 3.85%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4.81%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한 증권사들에 못 미치는 수치다. 은행권 평균 수익률인 4.11%보다도 낮은 기록이다. 확정기여(DC)형 기준으로도 올 1분기 생보업계 수익률인 9.01%는 증권업계의 13.17%에 크게 못 미친다.


이처럼 다른 업계에 비해 보험사가 낮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나타내는 이유는 안전자산 위주로 자산을 운용해서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업계 특성상 보험사들은 수익률이 낮더라도 원금을 보장하는 식으로 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이 역대급 활황을 나타내면서 주식, 펀드 위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증권업계로 고객이 대거 이탈했다는 점이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퇴직연금 고객의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해 '디폴트옵션' 도입을 늦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금융사가 사전에 정해놓은 방법에 따라 퇴직연금 자산을 운용하는 제도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211조6500억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재원에 대한 운용지시가 없었던 만큼, 이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원리금보장형 선택지를 디폴트옵션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급성장한데다 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보험업계운용 특성 상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지속되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자체 자산운용 전략에서 안정적이면서 고수익을 내는 보험업계만의 투자방식이 퇴직연금에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만큼 디폴트옵션의 도입을 늦추는 게 보험업계 경쟁력을 확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