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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력 한계 드러내기 쉬운 공포물…이러다 아이돌들 무덤 될라


입력 2021.07.09 13:08 수정 2021.07.10 20:45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공포물, 배우보다 장르적인 재미가 중요한 장르…철저한 준비 필요”

공포영화가 아이돌 출신 배우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 공포영화를 스크린 데뷔 발판, 연기 변신의 기회로 삼았던 이들이 대부분 연기력 한계를 드러내며 아쉬운 결과를 남긴 것이다.


21일 개봉하는 영화 ‘나만 보이니’에서는 그룹 2AM 정진운과 라붐의 솔빈이 나란히 스크린 데뷔를 했다. 로맨스 영화 촬영장에 나타난 귀신과 어떻게든 영화를 완성하려는 감독의 눈물겨운 사투를 그린 이번 영화에서 정진운은 귀신 때문에 위기를 맞은 영화감독 장근 역을, 솔빈은 귀신보다 제작비가 더 무서운 PD 민정을 연기했다.


코믹과 호러가 결합된 ‘나만 보이니’는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기는 촬영 현장과 갑자기 튀어나오는 귀신의 존재가 섬뜩함을 조성한다. 여기에 영화를 완성하고 싶은 장근, 민정의 간절함이 만드는 ‘웃픈’ 상황들이 재미를 더한다.


때문에 정진운과 솔빈에게 주어진 역할은 컸다. 에너지 가득한 청춘의 모습은 물론, 귀신의 등장에도 촬영을 강행해야 하는 씁쓸한 상황, 그런 그들조차도 결정적인 순간 무서움을 이기지 못하는 이중적 면모 등 다양한 표현들이 필요했다.


결론적으로는 두 사람 모두 목표를 향해 달리는 청춘의 열정을 표현하는 데는 무리가 없지만, 그 이상을 그려내진 못했다. 특히 미지의 존재가 점차 자신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공포가 고조되는데, 이때 미숙한 완급조절로 기대만큼의 긴장감을 조성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공포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아이돌 출신 배우들 대부분이 비슷한 지적을 받아야 했다. 지난 3월 개봉한 공포 영화 ‘최면’에서 첫 스크린 주연 데뷔를 한 베리굿 출신 조현 또한 결정적인 순간 아쉬움을 남긴 것이다. 학교 내에서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아이돌 현정을 연기한 그는 기본적인 설정을 소화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지만,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 시도한 최면 치료 이후 점점 피폐해지는 과정에서 깊이감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외에도 지난 2019년 영화 ‘0.0MHz’를 통해 공포물에 도전한 정은지와 이성열, 2018년 개봉한 ‘여곡성’의 손나은 등 다수의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공포물에서 연기력의 한계를 지적 받은 바 있다.


물론 개별 영화들의 완성도가 부족해 배우들의 연기력을 뒷받침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캐릭터가 소모적으로 사용될 경우에도 배우 혼자만의 힘으로 결과를 뒤바꾸기 힘들다.


다만 공포물은 적재적소에 튀어나오는 귀신의 존재가 만드는 공포도 있지만, 과정에서 쌓이는 긴장감이 중요한 장르다. 이를 접하는 배우들의 리액션 연기에 따라 보는 이들의 체감 공포감이 달라지기도 한다. 완급 조절부터 화면 장악력까지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칫 영화 전체의 완성도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 주연 배우의 역량이 부족할 경우 그 아쉬움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한 영화 관계자는 “요즘은 재능 있는 아이돌이 많아 도전 장벽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공포영화 대부분은 적은 예산으로 시작을 하기 때문에 아이돌 캐스팅이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고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서로에게 윈윈이 되려면 이것을 수단으로 여기기보단 작품 자체의 퀄리티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특히 공포물은 배우의 유명세보다는 장르적인 재미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장르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도움이 될 캐스팅이라고 구성한 것이 아니라면 퀄리티에 대한 준비를 더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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