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시즌 첫 우승컵 획득...하락세 우려 딛고 우승
세계랭킹 1위 내주고 맞이한 첫 대회 우승으로 '날개'
“스트레스 받지 말자고 생각했다.”
고진영(26)이 오랜만에 우승컵을 품고 젖은 눈으로 하늘을 바라봤다.
고진영은 5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더콜로니의 올드 아메리칸 골프클럽(파71·6475야드)에서 펼쳐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총상금 15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날아든 희소식이다.
2위 마틸다 카스트렌(핀란드)에 1타 차 앞선 우승이다.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정도로 박빙 승부였다. 지난해 12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이후 7개월 만의 우승이다. 2018년 LPGA 투어 데뷔 이래 매 시즌 우승 행진도 이어갔다.
LPGA 투어에서 7승을 거둔 고진영은 이번 대회 우승 전까지 올 시즌 ‘톱10’ 5차례 오른 것이 전부였다. 지난주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46위에 그쳐 2019년 8월부터 지켜왔던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넬리 코르다(23·미국)에 내줬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국내에 머문 기간이 길어 대회 출전 자체도 많지 않았다. 올 시즌도 기대 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자 일부 전문가들은 하락세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고진영이 4승(메이저대회 2승)을 따내며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던 2019년 보다는 분명 화려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심신이 괴로울 수 있는 상황에서도 고진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1위를 내준 직후 맞이한 대회에서 고진영은 악천후 여파로 하루에 32홀을 소화하는 강행군 속에도 선두를 지켰다.
우승컵을 든 고진영은 경기 후 중계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랭킹 1위에 대한 부담이 컸다”며 “(1위를 내줬지만)스트레스 받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번에 우승을 차지하게 돼 너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고 골프와만 싸우게 한 고진영의 멘탈이 가져다준 승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