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하반기에도 집값 상승…연 5.5% ↑
“주택 공급 불안감 확산, 매물 부족 지속”
정부의 잇따른 ‘집값 고점’ 경고가 무색할 정도로 서울 집값 상승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에도 집값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열린 제25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서울 집값이 장기 추세를 상회해 고평가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수요자들의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도한 레버리지가 집값을 떨어뜨리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며 “최근 가계 대출 금리 상승 상황 속에서 7월1일부터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확대 시행되고,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 등은 주택 시장으로 들어오는 유동성 유입을 둔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주택시장 참여자들은 과도한 기대심리, 막연한 불안감,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의 추격매수 보다는 정확한 정보와 합리적인 판단 하에 시장참여와 의사결정 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달 3일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도 집값이 향후 하락할 수 있다고 한 차례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계속되는 경고에도 집값 상승세는 뚜렷해지고 있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이 같은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21년 하반기 건설·주택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올 하반기 동안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1.5% 오르고, 전세가격은 이보다 큰 2.3% 상승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반기 전국 주택 가격의 상승폭은 다소 둔화되지만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연 5.5% 오르며 지난해 상승률(5.4%)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이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수요자들의 자산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여전하고 주택 공급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아 기존 주택 매매 시장에서 발을 떼지 못하고 있다”며 “잇단 공급신호에도 불구하고 생애최초 주택 매입자가 증가하는 등 수요 우위는 여전하다”고 봤다.
그는 “매도인 입장에서는 시장에 매물을 내놓을 유인이 줄어들었다”며 “다주택자 비율이나 증여거래 추이를 볼 때 수요보다 매물이 적은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 예측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 고점에 와있는 상황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보유세, 종부세, 양도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이 높아지면서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다 입주물량도 줄어들고 있어 간간히 거래되는 매물이 높은 가격에 거래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기에 GTX 등 대형 교통호재에 따른 지엽적으로 집값이 폭등하는 상황도 겹쳤다”며 “7월부터 대출이 제한되는데다 금리 인상이 예고되고 있지만, 고질적인 공급 부족과 함께 정책 역효과 등에 따른 매매가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