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출근길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나 밝혀
"정치적 중립성 차원에서 직 유지 부적절
국민들의 기대 잘 알아…숙고 시간 갖겠다
대권 도전, 사임하는 자리서 드릴 말 아냐"
최재형 감사원장이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대권 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최재형 원장은 28일 오전 서울 삼청동 감사원으로 출근하는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거취에 관한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감사원장을 계속 수행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오늘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사의를 전달했다. 최 원장의 사의 표명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회답은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1월 2일 감사원장에 취임한 최재형 원장은 이로써 3년 7개월 가까이 직무를 수행하고 4년 임기를 5개월여 남겨둔 상황에서 중도 사퇴하게 됐다. 최 원장은 "많은 논란이 있는데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봤을 때 감사원장직을 유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임기를 끝까지 마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국민과 임명권자, 감사원 구성원들에게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최재형 원장은 별도의 이임식은 갖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하는대로 자연인 신분으로 되돌아가게 될 최 원장은 범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향후 정치 행보와 관련해 숙고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 원장은 이날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극도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최재형 원장은 "나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직을 내려놓고 우리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권 도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지금 사임하는 자리에서 드릴 말씀은 아닌 것 같다"며 "차차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