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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영상 미디어가 ‘종이 만화책’의 부활을 알리다


입력 2021.06.24 13:44 수정 2021.06.24 14:07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귀멸의 칼날', 서점가 종합 베스트셀러 1위

올해 상반기 만화책 판매, 지난해 대비 30% 성장

ⓒ예스24

위축됐던 종이 만화책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몇 년째 휴대전화나 태블릿 등으로 볼 수 있는 웹툰 시장의 갑작스러운 성장에 따라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던 종이 만화책이 갑자기 인기를 끈 건, 아이러니하게도 웹툰 등 고성장 미디어 덕분이다.


지난 5월 예스24 국내도서 종합 월간베스트에는 만화 ‘귀멸의 칼날’이 1위를 차지했다. 교보문고에서도 해당 만화책은 같은 기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만화책이 종종 순위권에 오르기도 했지만, 성인용 만화가 종합순위 1위를 차지한 건 이례적이다.


‘귀멸의 칼날’ 외에도 유튜브 ‘흔한남매’ 영상을 만화로 풀어낸 ‘흔한남매’, 서울미디어코믹스의 ‘주술회전’, 동명의 카카오페이지 웹툰의 만화 단행본 ‘나 혼자만 레벨업’ 등이 종합 순위 TOP100에 이름을 올리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귀멸의 칼날’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본의 만화잡지 ‘소년 점프’에 연재된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2017년부터 단행본으로 출간됐으며 2019년 애니메이션 방영 이후 점차 인기를 끌기 시작해 올해 1월 극장판 방영 후에는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줄곧 유지했다. 2014년 ‘미생’ 이후 만화 분야가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다른 대형 서점도 비슷하다. 예스24의 경우 1~4월 만화 판매량은 2018년도부터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해왔지만, 올해 동 기간에는 22.2% 성장했다. 알라딘 역시 1~4월 기준 줄곧 한 자릿수를 맴돌던 성장률이 올해는 23%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출판 관계자들은 2021년 전체 만화 판매량에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종이 만화책의 위축을 부추긴 것으로 여겨졌던 웹툰 시장의 경우, 성장이 절정에 다다르자 종이 만화책에 대한 수요로 이어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한국 웹툰이 싹튼지 20년 만인 지난해를 기점으로 규모 1조원을 돌파했다. 2010년 1000억원 규모였던 웹툰 시장은, 2014년 2000억원 규모로, 그리고 지난해 1조원 규모로 지속 성장하면서 지난해, 10년 만에 10배의 성장을 이뤄냈다. 전년도인 2019년(8805억원)과 비교해도 약 13% 늘어난 수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0 만화산업 백서’에 따르면 국내 만화 이용자 중 디지털 만화만 이용하는 비중은 68.6%에 달한다. 27%가 디지털 만화와 종이 만화 모두 이용하며 4.4%만이 종이 만화만을 이용했다. 디지털 만화 유료 이용 경험이 있는 경우도 43.6%에 달했다. 웹툰의 발달이 일정 수준에 다다른 이후 디지털 만화와 종이 만화를 동시에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예스24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만화 분야 도서 판매 권수는 2020년 상반기 대비 약 30% 성장했다. OTT를 통해 애니메이션의 영상물을 접한 팬들의 원작 소장 욕구가 만화책 구매로 이어진 것으로 서점가는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인기 웹툰 작품들도 잇따라 소장용 종이 만화책을 출간하면서 시장을 키우고 있다.


신은지 예스24 만화 MD는 “도서 구매에 미치는 미디어의 영향력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만큼 웹툰과 영화는 물론 드라마나 예능 콘텐츠 고성장세 흐름이 지속된다면 종이 만화책의 인기도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신 MD는 “일례로 화제의 다음 웹툰을 도서화한 ‘나빌레라’가 올 상반기 tvN 드라마로 방영돼 큰 호평을 받으면서 ‘나빌레라 1~5권 세트’ 판매 권수가 드라마 방영일 기준 한 달을 전후로 5843% 급증한 바 있다”고 밝히면서 “7월 개봉 예정인 영화 ‘블랙 위도우’가 마블 시리즈 그래픽노블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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