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상대 '주무기' 커브 연속으로 던지다 홈런 허용
김하성(샌디에이고)이 터뜨린 홈런에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도 놀랐다.
김하성은 23일(한국시각)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서 펼쳐진 ‘2021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전에서 5회말 대타로 출전해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전날 경기에서 손가락에 공을 맞아 통증을 느낀 탓에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던 김하성은 감독의 부름에 화끈한 홈런으로 화답했다.
2-0 앞선 5회말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김하성은 커쇼의 주무기 커브(약 120㎞)를 통타, 좌측 담장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뽑았다. 직전 던진 커쇼의 커브에 크게 헛스윙했던 김하성은 다시 들어온 커브를 제대로 공략했다. 볼카운트 2S로 몰린 상황에서도 낙차 큰 커브를 무릎을 굽혀 때리는 센스 있는 타격으로 시즌 5호 홈런을 뽑았다. 지난 20일 신시내티전 결승 홈런 이후 나흘 만에 터진 한 방이다.
커쇼도 날아가는 타구를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커브는 커쇼의 주무기지만 김하성에게는 빅리그 5홈런 가운데 3홈런을 안겨준 구종이다.
샌디에이고 팬들은 NL 서부지구의 라이벌 다저스의 커쇼를 두들긴 김하성을 향해 “킹하성!” “킹하성!”을 연호했다. 3차례 사이영상(2011·2013·2014)을 수상했고, 리그 MVP로도 선정됐던 커쇼는 다저스를 상징하는 에이스다. 전성기에서는 내려왔지만 여전히 팀의 에이스로 꼽히는 정상급 좌완이다. 류현진의 다저스 시절 동료로 국내에도 많은 팬들 확보하고 있는 투수다.
경기 후 커쇼는 MLB.com 등과의 인터뷰에서 '김하성 홈런'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커쇼는 “1S에서 던진 커브에 (김하성이)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 같았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던졌는데 (홈런을 칠 만큼)빨리 적응했다.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하성의 홈런은 커쇼를 패전투수(6이닝 3실점)로 몰아넣은 결정적 한 방이 됐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홈런을 더해 다저스에 3-2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