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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해?] 조우진의 거부할 수 없는 '발신제한'


입력 2021.06.23 08:49 수정 2021.06.23 08:55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23일 개봉.

여름 극장가 문 여는 첫 한국영화

올 여름 극장가에 어울리는 한 편의 영화가 탄생했다. 속도감과 박진감, 장르적 재미, 그리고 22년 만에 첫 단독 주연을 맡은 조우진의 연기가 큰 스크린에서 94분 동안 쉴 새 없이 몰아친다.


영화 '발신제한'(감독 김창주)은 은행센터장 성규(조우진 분)가 아이들을 등교시키던 출근길 아침 '차에서 내리는 순간 폭탄이 터진다'는 의문의 발신 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으면서 위기에 빠지게 되는 도심 추격 스릴러다.


어제와 똑같은 하루였다. 차량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전화를 바딕 전까진. 장난 전화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던 성규는 자신과 똑같은 전화를 받은 부지점장의 차량이 폭발하는 순간, 자신의 인생에 가장 큰 위기가 왔음을 직감한다. 누군가에게 알리거나, 차에서 내리기만 해도 폭탄은 터진다.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차량이란 한정된 공간 안에서 일을 해결해야 한다. 테러범은 성규의 사정 따위는 봐주지 않고 44억 1600만원을 요구한다. 여기에 부지점장 차량 폭탄 사건의 용의자로 의심 받으며 경찰과 테러범에게 동시에 추격 당한다.


영화는 관객들에게 쉴 틈을 주지 않는다. 밀폐된 공간 안에서 전화를 통한 압박은 답답함을 선사하지만 '발신제한'에는 해당 사항이 없다. 김창주 감독은 지루해질 틈 없이 화면 전환을 이어간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직감적으로 대처하는 성규의 스치는 눈빛, 동물적인 본능, 부산을 질주하는 거침없는 카체이싱은 영화의 스릴감을 배가시칸다. 테러범도 만만치 않다. 테러범은 성규에게 한 발 자국도 물러설 생각이 없다. 이로 인해 두 사람은 극한의 상황으로 치닫는다.


올 여름 극장가의 포문을 열 작품으로 제격이다. 누군가는 '신스틸러', '명품조연'으로 불리는 조우진의 장악력을 의심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가 펼치는 극한의 공포부터 부성애는 거침없이 달리는 '발신제한'의 중심을 잡는다. 영화의 동력은 조우진의 연기로부터 시작된다. 조우진의 내공이 집약된 작품이라고 봐도 손색 없다.


테러범의 사연은 사회적으로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건들을 연상시킨다. 테러범에게 연민을 부여하는 방식은 많은 영화에서 봐왔던 터라, 후반 힘이 빠지지만 지창욱의 연기가 설득력을 충분히 갖춰 크게 신경 쓰이는 정도는 아니다.


'최종병기 활',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 '끝가지 간다' 등 다양한 작품의 편집 감독으로 활약한 김창주 감독의 첫 연출작이다. 23일 개봉. 러닝타임 94분.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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