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뱅 이르면 내년 말 IPO...1조2500억 유증 마쳐
토뱅도 IPO 추진 가능성...금융플랫폼 경쟁 본격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상장 추진도 탄력을 받고 있다. 토스뱅크가 9월 말 출범을 목표로 하면서 인터넷은행 삼국지 시대가 열린 가운데 몸값을 불리기 위한 자금 수혈과 사업 경쟁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17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서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 모두 다음달에 진행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KB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다.
카카오뱅크의 상장은 은행업 기준 27년만으로, 인터넷 은행으로는 첫 코스피 상장이다. 이날 오전 11시 15분 현재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카카오뱅크의 장외주식은 주당 9만550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총은 39조1216억원에 달한다. 금융 대장주인 KB금융(23조1189억원)보다 높게 형성돼 고평가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말 홍콩계 사모펀드(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할 당시 카카오뱅크는 9조3000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플랫폼 기업으로 인식되면서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을 강화하는 등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IPO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고 중금리 대출 영역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카카오뱅크를 선두로 중·저신용자를 겨냥한 중금리 대출 확대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 선두인 카카오뱅크를 시작으로 IPO 도전도 잇따를 전망이다. 국내 1호 디지털 은행 케이뱅크는 이르면 내년 말, 늦어도 2023년까지 IPO를 완료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1조25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몸집을 키우기도 했다. 특히 1분기 적자 폭이 크게 줄면서 IPO 등판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12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 폭이 지난해 동기(24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순수수료 손실 규모의 경우, 지난해 1분기 29억원에서 올해 1분기 8000만 원으로 대폭 개선됐다. 국내 1위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와의 제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를 발판으로 업계에서는 케이뱅크가 내년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케이뱅크의 유상 증자에서 MBK·새마을금고 등이 지분 참여를 했는데 기업가치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며 “이번 증자를 감안하면 최소 5조원 이상에서 2023년 케이뱅크 IPO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토스뱅크 역시 IPO 추진 가능성이 거론된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계열사인 ‘토스혁신준비법인’이 지난 9일 열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은행업 본인가를 획득하고 사명을 토스뱅크로 정식 변경했다고 밝혔다. 토스뱅크는 영업 준비를 거쳐 이르면 9월 말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사측은 IPO를 통한 대규모 자본 조달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밝힌 상태다.
토스뱅크의 출범에 따라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의 금융플랫폼 사업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토스뱅크 출범으로 인터넷전문은행 간 경쟁강도 심화가 크게 나타날 전망”이라며 “공통적으로 중금리대출 취급비중을 늘려야 하는데다 금융플랫폼 사업영역 측면에서는 카카오뱅크와의 경쟁 양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