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씨, 세 곳에 탄원서 제출 밝혀
이유는 '변사 사건 심의위원회' 때문
"수사 종료, 받아들일 수 없다"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술 마신 뒤 실종됐다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故손정민(22)씨의 부친 손현씨가 "세 곳의 경찰서(서초, 서울청, 본청)에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손씨는 21일 늦은 밤 자신의 블로그에 '탄원'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며 탄원서를 제출한 이유에 대해 "다들 알고 계신 '변사 사건 심의위원회'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가보니 행정규칙에 변사사건 처리규칙이라고 있다. 종결의 우려야 말할 것도 없지만 재수사가 의결 돼도 1개월 내에 보강수사 후 재심의 요청이라고 되어있다"고 설명하며 "이번에도 역시 서초서장님이 위원회를 맡으시는데 발표는 서울청이 한다"고 말했다.
손씨는 "일선에 있는 서초서의 형사분들이야말로 고생하셨고 힘드셨을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 해결하시고 싶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초기 시간을 놓치는 바람에 유용한 증거나 증인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많은 인원이 이 일에만 매달릴 수도 없을 것"이라며 "이런 일을 해결하려고 저런 규칙을 만들었나 보다"고 말했다.
손씨는 "하지만 유족입장에선 애지중지 키운 하나밖에 없는 다 큰 아들이 집 앞에 나가서 사라져 며칠 만에 한강에서 발견되었고 수상한 정황이 이렇게 많은데 '열심히 했지만 수사를 종료하겠다'는 말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래서 탄원에는 다른 민생수사를 위해 소수라도 좋으니 별도의 전담팀을 구성해서 수사를 지속해달라고 간절히 요청했다"고 밝히며 '정민이 머리에 난 상처는 어떻게 발생했고 그건 입수경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예로 들면서 "이런 것에는 더 미련이 없으신가 보다"라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특히 손씨는 "우리나라는 하루에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가는 나라가 아닌데 제 아들의 생존권이 채 두어 달의 수사밖에 가치가 없는지 의문이다"라고 이의를 제기하며 "조금 더 수사를 해달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라고 물었다.
그는 "제 아들이 어떻게 물에 들어갔는지 모르고 평생을 보내야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것 같다"며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고 있는 부분이 내게도 혹은 내 가족에게도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인데…"라며 말끝을 흐리기도.
그러면서 손씨는 "이번 주도 험난한 한주가 예상된다. 언제나 많은 관심에 감사를 드린다"며 글을 마쳤다.
한편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사에서 정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강 대학생 변사 사건에 대한 변사사건심의위원회(변사심의위)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내부위원 3명과 외부위원 4명으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을 경찰서장으로 격상시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