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만기가 임박한 3000억원 규모의 HMM 전환사채(CB)에 대해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 회장은 14일 오후 온라인을 통해 열린 이슈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산은이 보유하고 있는 3000억원의 HMM CB는 이번 달 말로 만기를 맞는다. 산은은 오는 29일까지 이에 대한 주식 전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 회장은 "이익의 기회가 있는데 그걸 포기하면 배임"이라며 HMM CB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2016년 12월 발행된 HMM CB의 주식 전환가격은 주당 5000원이다. 이날 기준 HMM의 종가는 이보다 약 9배 이상 높은 4만6250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산은이 HMM CB를 주식으로 바꿔 매각할 경우 2조원이 넘는 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국민 세금으로 돈을 벌 기회가 있는데 (주식 전환을) 하지 않을 리가 없다"며 "이렇게 얻은 수익은 다른 구조조정과 정책금융을 할 자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식 전환 후 매각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폈다. 이 회장은 "매각 계획은 다른 고려 요소까지 포함해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하고 해양수산부와의 협의가 필요한 만큼,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통매각이냐 부분매각이냐, 민간에 매각할 것이냐 등을 혼자 결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HMM의 민영화와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내용이 없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HMM 매각과 관련해 현재까지 결정한 사항이나 접촉 기업은 없다"고 못 박았다. 다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국가 기간산업을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안착시킬 방안에 대해 부처와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HMM의 선박 추가 발주 계획에 대해서는 "공식 확인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HMM과 해운 산업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정부, 한국해양진흥공사와 협의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