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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내겠다"던 이인영, 개성공단 이어 금강산 사업자 만난다


입력 2021.06.01 01:40 수정 2021.05.31 23:26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이인영 "우리 스스로의 노력 부족했다"

통일부 "금강산 관광 구체적 협의 없을 것"

방미 성과에 독자 대북구상 향배 갈릴 듯

이인영 통일부 장관(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가운데 남북관계를 총괄하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운신 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 장관이 "속도감을 가지려 한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남북 경제협력 사업자를 잇따라 접촉하기로 해 향후 문재인 정부 독자 대북구상에 드라이브가 걸릴지 주목된다.


31일 통일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오늘(6월1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면담한다. 오는 4일에는 이중명 대한골프협회회장 겸 아난티그룹 회장과 만날 예정이다. 현대그룹은 금강산 관광 사업자이며, 아난티그룹은 골프장 건설 등을 통해 금강산 관광 사업에 참여해왔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통일부 장관은 그동안 남북경협기업, 인도협력 단체 등 민간협력 주체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왔다"며 "이번 면담도 이러한 소통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남북은 2018년 평양공동선언 등에서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금강산 관광을 정상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며 "정부는 남북정상 합의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금강산 관광 정상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을 여러 계기에 말씀드려왔다. 앞으로 코로나·남북관계 상황 등 제반 여건을 보면서 금강산 관광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번 면담 자체가 금강산 관광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하는 자리는 아니다"며 민간 협력 주체들과 소통하는 차원 차원에 면담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4선 의원 출신의 이 장관이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관련 인사를 연이어 만나는 것은 다분히 의도된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 25일 이재철 개성공단기업협회장 및 협회 인사들을 면담한 바 있기도 하다.


실제로 이 장관은 이날 제주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제주 지역 통일·남북관계 유관단체 간담회에서 "하노이 노딜 이후 상황을 좋게 만드는 데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며 "'우리 스스로 충분한 노력들이 있었는가'하는 생각을 해보면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같은날 제주도의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정책간담회에선 "얼마 전에 있었던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로 남북 간 또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는 여건은 나름대로 충분히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며 "통일부로서는 상반기 중으로 대화 모멘텀을 만들고, 하반기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다시 본궤도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시간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국내 정치 일정상 올여름 이후 대선 국면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북풍' 지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이 장관이 독자 대북구상을 서둘러 추진할 가능성 높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 장관은 이날 "대통령 선거가 본격화되는 정치 일정이 오면 남북관계에 어떠한 변수가 다시 생길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출석 당시에는 "경우에 따라 제가 굉장히 빠르게 속도감을 가지려고 한다"고도 했다.


다만 한미가 '완전히 조율된 대북정책'을 펴기로 합의한 바 있어 문 정부 대북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특히 이 장관이 추진 의지를 밝혀온 금강산 개별관광, 남북 철도·도로 연결 등은 미국의 양해 없이 추진이 어려운 만큼, 오는 6월말로 예정된 이 장관 방미 성과에 따라 향배가 갈릴 거란 전망이다.


이종주 대변인은 "한미 정상회담의 후속조치 등을 이행하고 정상회담 성과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이 장관의 6월 말 방미를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관계기관 협의가 진행 중이고,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구체적 일정을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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