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 '조국의 시간' 서점에 입고된 후 완판
동명의 서적 '윤석열의 시간'과 함께 판매돼
與 소신파 "당혹스러워" 강경파 "일독 권한다"
출판사 한길사가 31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이 광화문 교보문고 등 서점에 입고된 직후 완판됐다는 소식을 알렸다.
'조국의 시간'을 펴낸 한길사 측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조국의 시간'이 막 입고되었다. 책 사진을 찍으려는 언론사와 책을 구입하려는 독자분들이 많이 와계신다"며 "출판사에도 책이 한 권 남아있지 않아 책을 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국의 시간'이 진열된 사진을 보여드리고 싶지만 지금은 촬영도 쉽지 않다.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교보문고 현장에서 알려드렸다"며 "앗! 이 글을 쓰는 순간 책이 완판되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조 전 장관은 한길사 측의 이같은 페이스북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조국의 시간'은 2019년 8월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뒤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당사자의 관점에서 담은 책이다. 부제는 '아픔과 진실 말하지 못한 생각'이다. 공교롭게도 각종 서점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다룬 책 '윤석열의 시간'과 나란히 판매되며 눈길을 끌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집필 과정에 대해 "가족의 피에 펜을 찍어 써 내려가는 심정이었지만, 사실을 밝히고 싶어 꾹 참고 썼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명예 회복을 위한 대선 출마설 등이 거론되자 "이 책을 쓴 것은 제가 정치활동을 하기 위함이 아니다"라며 "현재 저는 '위리안치'(圍籬安置)된 '극수'(棘囚)일 뿐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쇄신 작업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은 조 전 장관의 회고록 출간으로 다시 분열할 조짐이다. 앞서 민주당이 실시한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에서 '조국 사태'는 주요 패배 원인으로 꼽혔고, 20·30세대는 민주당의 '내로남불'에 상당한 반감을 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주류 의원들은 '조국의 늪'에 또다시 빠져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냈지만, 강성 의원들은 "다섯 권을 구매했다", "일독 후 독후감을 작성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내 소신파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당대표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국민의힘 상황과 조국 전 장관을 엄호하는 민주당의 상황을 비교하며 내년 대선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4·7 재보궐선거 패배의 원인을 돌아보며 민심을 경청하는 프로젝트를 한창 진행하는 중에 하필 선거 패배의 주요한 원인 제공자로 지목되는 분이 저서를 발간하는 것은 우리 당으로서는 참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2007년 이명박·박근혜 대선 경선 이후 14년 만에 국민의힘은 '이준석 돌풍'으로 당내 경선에서 국민적 관심을 받아 활력이 만발한 반면, 우리당은 다시 '조국의 시간'이라는 수렁에 빠져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송영길 대표를 중심으로 임박한 정치 격변의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조국의 시간'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입장을 정리해 일관되게 민생에 전념하는 집권여당의 듬직한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진 의원 역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아무 일 없었던 듯 넘어갈 일은 절대 아니다"라며 "새로운 지도부가 이런(회고록) 논란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국민에게 답을 드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조 전 장관을 향한 헌사도 이어졌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조국이 흘린 피를 잊어선 안 된다"며 조 전 장관을 '노예 해방 운동가', '일제치하 독립투사' 등에 비유했다. 그는 "일단 다섯 권을 주문했다. 책을 받는 대로 읽고 독후감을 올리겠다. 일독을 권한다"고 밝혔다. 또 "검찰개혁 실행자로서 그가 겪었을 고초를 생생하게 느껴보련다"라고 썼다.
박찬대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조국에 대한 언론의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다"면서 "조국의 이야기도 한 번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