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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1위 민주당 진짜 긴장한 이유? '절박감과 전략투표'


입력 2021.05.30 08:38 수정 2021.05.30 10:03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예비경선 당원조사에서도 이준석 선전

민심의 돌풍이 당심 견인한 파격적 결과

野 지지층, 소신투표→전략투표 변화 주목

"정권교체 열망이 유권자 경향까지 바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25일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출범식 직후 경청버스 앞에서 '겸손한 자세로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36세 0선 중진'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힘 당 대표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했다. 여론조사로 나타나던 돌풍이 실제 표심으로 확인되면서 정치권에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정권교체의 절박함이 반영된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전략투표' 경향이 나타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더욱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 전 대표는 10년 이상의 정치경력을 가지고 있고, 날카로운 시각과 논리적인 주장을 바탕으로 각종 방송에 출연해 누구보다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의 1위를 설명하기엔 충분치 않다. '보수진영의 변화' '2030의 분노'라는 시대정신이 이 후보를 통해 발현되고 있다는 게 근본적 요인이라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설마 했던 이 후보의 가능성이 실체로 확인되면서 민주당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에 쇄신·변화의 이미지가 강해질수록 민주당의 '586 꼰대' 정당 이미지가 고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이 낡고 고루함의 상징이었는데 새로운 변화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부럽기도 하고 무서운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여권의 전략통 사이에서는 국민의힘 당원조사에서 나타난 이른바 '전략투표' 경향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이 후보가 여론조사에선 유리하지만, 당원조사는 기존 나경원 후보 등 중진들에 밀릴 것이란 전망이 다수였다. 이 후보의 당내 조직이 약하고 더구나 보수 성향이 강한 국민의힘 당원들이 '30대 0선' 이 후보를 지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이유였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 후보는 당원조사에서도 31%로 2위를 기록, 1위인 나 후보와 격차는 1%p에 불과했다. 당심이 민심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고심의 흔적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이후 예정된 당 대표 선거는 물론이고 대선 경선 혹은 후보 단일화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누구에게 표를 주는 게 정권교체에 유리한가' '될 사람에 힘을 모아줘야 한다'는 전략투표에 훈련이 되어 있다. 불리한 정치지형을 돌파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은 개인의 선호도나 이해관계에 따른 소신투표 경향이 강했다. 이번 결과는 정권교체의 절박감이 지지층의 투표성향을 변화시켰다고 봐야 한다."


일각에서는 야권의 서울시장 재보선 후보 단일화에서 시작된 흐름의 연속으로도 파악한다. 당초 민주당 인사 다수는 야권 단일화 실패를 예측했었다. 설사 후보 단일화가 되더라도 지지층 특성상 '유권자 단일화'는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의 기대와 달리 보수진영은 후보 단일화의 첫 성공 스토리를 갖게 됐다. 승리에 대한 지지층의 강한 열망이 투영됐음은 물론이다.


민주당 원외의 한 관계자는 "현장에서 보면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분들의 정권을 향한 분노, 정권교체의 열망이 굉장히 강하다. 절박함이 크면 무슨 일이라고 할 수 있다"며 "재보선 참패 이후 야권 지지층에서 시작된 변화의 바람을 당이 심각하게 인지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진짜 위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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