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변호사 두 번째 입장문 발표 "8시간 동안 블랙아웃…책임 오로지 친구에게? 억측일 뿐"
"친구 휴대전화, 계속 한강공원 부근에 있었던 것으로 나온다…휴대전화 은폐? 사실무근"
서울 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측이 29일 "손씨와 술을 마시기 시작한 시점부터 '블랙아웃'을 겪어 8시간 동안 기억이 거의 없었다"며 손씨 유족이 제기한 여러 의혹을 해명했다.
친구 A씨의 법률대리인 정병원 변호사는 이날 두 번째 입장문을 내고 "지난달 24일 오후 11시 14분께 A씨가 손씨와 새로 술자리를 시작한 시점부터 이튿날 오전 6시 10분께 한강공원에 부모와 함께 방문을 마치고 귀가하기까지 기억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친구 변호사 "언덕에서 손 씨 끌어올린 기억과 입수는 무관"
정 변호사는 손씨가 물에 들어가게 된 경위를 A씨가 알거나, 연관돼 있을 것이라는 손씨 유족 측의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언덕과 강 사이 일정한 거리가 있고, A씨에게는 물에 젖은 흔적이 전혀 없는 점에 비춰 언덕 부근에서 손씨를 끌어올린 기억과 입수는 무관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A씨가 술자리에서 입었던 티셔츠를 이튿날 신발과 함께 버린 점과 관련해서는 "티셔츠는 2장에 만 원 정도 하는 것으로, 오래 입어 낡은 상태에서 토사물까지 묻어 버렸다"고 했다. 앞서 A씨 측은 신발 역시 낡고 토사물이 묻어 버렸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정 변호사는 특히, 사건 당일 자취를 감춰 아직 발견되지 않은 A씨 휴대전화와 관련해 "A씨 휴대전화가 계속 한강공원 부근에 있었던 것으로 나올 뿐, 집 근처로 이동한 적이 없다"며 "A씨 측에서 휴대전화를 은폐했을 것이라는 의혹 또한 사실무근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손씨 수사에 비협조적" 유족 주장에 강력 반박
정 변호사는 그러면서 '손씨 실종 당시 A씨 측이 수색에 비협조적이었다'는 유족의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A씨 아버지는 지난달 26일 또는 27일 손씨 어머니에게 손씨를 찾는 것과 관련해 전단지 배포 등을 언급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면서 "하지만 어머니는 '요새는 인터넷 등을 활용해 찾는 것이 중심이고 밖으로 나갈 일이 별로 없으니 괜찮다'며 거절했다"고 전했다.
이후 유족이 A씨와 부모를 의심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수색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기가 다소 곤란해졌고, '마녀사냥' 분위기 속에 A씨와 부모가 신원이 노출되거나 공격 당할 우려가 불거져 외출이 어려웠다는 것이 정 변호사의 설명이다.
정 변호사는 또 "A씨와 부모가 경찰의 임의제출 및 조사 요청에도 성실히 임했다"며 "A씨와 부모가 거듭 받은 참고인 조사, 최면 조사, 프로파일러와의 면담 등은 참고인 조사로서는 대단히 이례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단순히 법률적으로는 받을 이유가 없는 조사인데도, A씨와 가족은 조사 시간 변경 요구 한 번 없이 모두 응했다"고 강조했다.
정 변호사는 "경찰의 철저한 조사에도 A씨가 무엇인가 고인의 사망에 작용했다는 증거는 전혀 발견된 바 없고, 오히려 A씨가 고인의 사망과 관련이 없을 것이라는 정황들만 계속 발견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절박한 심정 이해하지만 실체적·객관적 진실 발견, 친구에게만 전가"
정 변호사는 "유족은 실체적·객관적 진실 발견이 오직 A씨 측에 달려있다는 전제 하에 여러 의혹을 제기하며 추가 수사를 요청하고 있다"며 "절박한 심정을 전혀 납득 못 할 바는 아니지만, 책임이 오로지 A씨 측에게 있음을 전제하는 것으로 지나치게 결과론적인 억측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이와 함께 "지난 입장문에서 멈추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음에도 억측, 허위사실 유포·모욕, 신상 털기 등 각종 위법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며 "허위사실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사람들로 인해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