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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新금융풍속도③] 주린이 딱지 뗀 큰손…불안한 떡상 바라기


입력 2021.05.31 07:00 수정 2021.05.31 10:06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30대 이하 국내주식 보유액 68억...1년 만에 98.2% 급증

“청년들 일해서 돈 버는 것에 회의감...사회적 분위기 우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3000 포인트를 돌파한 지난 1월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모습. 2030 세대가 중심인 동학개미는 지난해부터 증시 상승을 주도하며 코스피 3000시대를 열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030 세대가 주축인 동학개미가 국내 증시의 큰 축으로 성장하면서 새로운 투자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젊은 층의 투자 열기에 힘입어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MZ세대를 유치하기 위한 업계 간 서비스 경쟁도 활발해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집값 폭등 등으로 젊은 세대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면서 한탕주의 심리가 커졌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3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기준 지난해 말 30대 이하 연령층의 국내 주식 보유액은 6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말 34조2000억원 대비 33조6000억원(98.2%) 급증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40대 이상 연령층의 국내 주식 보유액이 384조4000억원에서 593조9000억원으로 54.5%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큰 폭 증가했다.


MZ세대의 주식 열풍은 동학개미운동을 대표하는 삼성전자 주식 현황에서도 나타났다.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기준 소액투자자 수는 215만3969명으로 2019년 말 56만8313명 대비 158만5656명(279.0%) 늘었다. 이중 작년 한해 삼성전자 주식을 새로 산 158만5656명 가운데 30대 이하 연령층은 74만8770명으로 전체의 47.2%를 차지했다.


과거 단타 중심의 투자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달라진 투자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폭락장에서 대형 우량주를 대거 사들인 데 이어 코스피 3000시대를 열었다. 특히 2030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일명 영혼까지 끌어모은 ‘영끌’, 빚내서 투자한다는 ‘빚투’에 나서며 사회적인 관심을 받았다.


증권사들도 2030 세대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핀테크 기반 신생 증권사들이 신속한 서비스로 젊은 투자자들을 집중 공략하면서 긴장감이 커졌다.


2030과 주린이(주식+어린이)를 타겟으로 출범한 토스증권은 지난 3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전체 공개한 이후 약 3개월 만에 신규 개설계좌 300만개를 돌파했다. 지난해 2월 정식 서비스를 개시한 카카오페이증권 역시 빠르게 고객을 유치한 가운데 연내 MTS를 출시해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전통 증권사들도 디지털 전환과 MTS 개편에 집중하고 있다. 빠르고 간편한 투자를 선호하는 젊은 층을 잡기 위해 편의성에 초점을 맞추는 추세다.


KB증권과 줌인터넷이 함께 만든 테크핀 합작법인 ‘프로젝트바닐라’는 다음달 새 MTS를 출시할 예정이다. 간편한 투자를 선호하는 젊은 층을 위해 쉽고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신한금융투자도 ‘신한알파’ 업그레이드를 완료했다. 신한알파 업그레이드는 사용자의 시각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하지만 MZ세대들이 증시로 몰리는 배경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치솟는 집값과 힘든 취업에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주식이 ‘떡상’하기만을 바라는 투자 문화가 부각되고 있어서다. 여기에는 전반적인 사회가 불공정하지만 주식 투자만큼은 공평하다는 반발 심리도 작용했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학과 교수는 “부동산 가격 폭등과 저금리로 기업·가계가 영향을 받고 있고 청년들의 경우, 일해서 돈을 번다는 것에 대해 회의감을 들게 하는 사회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2030세대가 ‘빚투’로 부동산에 투자하려고 애쓰다가 힘들어지니까 주식투자로 이동했는데 최근 증시도 횡보장세”라며 “이에 투기성이 높고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 시장으로도 눈을 돌리는 등 일확천금의 기회를 노리는 모습인데 매우 위험한 투자”라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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