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초기 이목 집중에 효과적, 비용 대비 효과 커
브랜드에 독특한 개성 부여…소장 가치 자극까지 ‘일석이조’
점점 더 현실성 있게 제품 제작 “상술 넘어섰다는 지적도”
최근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컬래버레이션(협업) 마케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상술을 넘어선 도 넘은 마케팅’이라는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지적에도 업계가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협업 마케팅은 타깃 수요층이 겹치는 제품끼리 함께 손을 잡고 진행하는 마케팅을 말한다. 소비자의 초기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용 대비 효과를 극대화 하는 장점이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협업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LG생활건강·서울우유와 협업한 제품인 ‘서울우유 바디워시’를 출시해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다.
계속해서 협업 제품이 출시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 브랜드 이미지에 독특한 개성을 부여하고 이색적인 즐거움을 추구한다는 점이 크다. 특히 협업 상품 대부분 희소성이 높은 한정판으로 출시돼 소장 가치가 높다는 점도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문제는 이 굿즈들이 재미를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안전과 같은 기본 원칙을 소홀히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우유 제품 역시 출시 직후 서울우유 팩 모양과 크기가 비슷해 눈길을 끌었으나, 홈플러스 일부 매장에서 우유 옆에 진열된 모습이 온라인에서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네티즌들은 SNS 등을 통해 해당 사진을 공유하며 “바디워시인 걸 모르고 먹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정말 위험해 보인다. 노인분들은 쉽게 헷갈리실 것 같다”, “샤워용품 코너가 아니라 우유용품 코너에 있으니 더욱 구분하기 어렵다” 등의 반응을 내놓았다.
논란은 올초부터 지속돼 왔다. 앞서 ▲문구용품 딱풀 디자인을 본뜬 사탕 ‘딱붙캔디’ ▲바둑알 모양 초콜릿 ‘바둑 초콜릿’ ▲모나미 매직잉크 디자인을 적용한 음료 ‘유어스모나미매직스파클링’ 등도 “선을 넘은 컬래버 굿즈”라는 이유로 소비자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잇단 논란과 소비자 눈총에도 유통업체들은 왜 관련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것일까. 관계자에 따르면 협업 마케팅의 기본은 재미를 추구하는데, 여기에 오리지널 브랜드의 특성을 얼마나 협업 제품에 잘 담아내느냐가 흥행 여부와 큰 관련이 있다.
과거에는 단순 브랜드와 브랜드가 만나 협업을 하는 것만으로도 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대박을 터뜨리는데 성공을 했지만, 이제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 현실성과 제품의 특성까지 생생하게 담아내야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게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만 하더라도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일주일에 수십개의 협업 상품이 출시되고 있는데, 그중에 인기를 끄는 히트작은 한 두 개에 불과하다”며 “거기서 살아남으려면 일단 시선을 끌어야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먹거리가 아닌 제품을 먹거리로 자칫 오인하게 만들어 안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마케팅에 사용된 디자인의 경우 제재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서다. 현행법은 식품에 올바른 표시·광고만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식품표시광고법)과 '화장품법' 개정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식약처는 식품 디자인을 본뜬 생활화학 제품은 물론 생활화학 제품을 본뜬 식품 모두를 규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쪽으로 관련법 개정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업계 내부에서도 자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흥미 유발 만을 위해 도가 지나치지 않도록 보다 신중을 기해 마케팅을 진행하고, 안전을 위한 문구 표기 등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