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연료전지 기술력, 일본의 75% 수준 불과
풍력, EU 기술의 75% 수준, 비교국 중 최하위
문재인 정부가 탄소중립을 선언한 뒤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전반적인 친환경 산업 기술 수준을 국제적으로 놓고 비교했을 때 선진국에 한참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태양광은 2014년 이후 꾸준히 성장해 최고기술보유국과 격차를 줄였지만 중국의 기술향상으로 양국 기술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NABO)는 한국의 주요 친환경 산업 기술력이 일본·중국·EU·미국 등 선도국에 비해 격차를 보인다고 28일 밝혔다.
우선 풍력 분야는 유럽연합(EU)이 가장 앞섰다. EU 기술력을 기준으로 미국이 91.5%, 중국이 80%, 일본이 76.5% 수준까지 따라붙은 상황인데 우리나라는 75%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태양광도 EU가 부동의 1위다. 우리나라는 2014년 이후 꾸준히 성장해 최고기술보유국인 EU의 90%까지 따라붙었으나 중국(87.5%)의 기술향상으로 양국 간 기술 차이가 크지 않다. 태양광은 친환경 산업 중 국가 간 기술 격차가 가장 작은 분야로, 중국의 기술 수준은 2014년 77%에서 2020년 8=7.5%로 크게 상승했다.
수소·연료전지 분야는 최고기술보유국인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75% 수준에 머물렀다. 단 수소·연료전지 후발주자인 중국(70%)보다는 앞선 상황이다.
단 한국의 이차전지 기술 수준은 친환경 산업 중 최고기술 수준에 가까웠다. 이차전지 기술력은 일본이 1위를 차지했는데 한국 기술력은 일본의 96.6%로 바짝 추격 중이다. 미국과 중국이 82.5%, EU가 75%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친환경자동차는 EU와 일본이 동등하게 최고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으며, 한국은 EU 및 일본의 90%까지 추격했다. 미국은 95%, 중국은 80%를 각각 기록했다.
이산화탄소 포집과 저장분야 기술수준은 일본이 최고기술력을 확보했다. 한국은 최근 정체됨에 따라 일본의 80% 수준을 기록, 비교대상국 중 기술 수준이 최하위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은 2014년 68.8%에서 2020년 82.5%로 빠르게 성장했다.
친환경 기술 속도내는 中…"한국, 정체된 기술 수준 높여야"
NABO는 "기술 수준 최상위인 이차전지와 친환경차 시장에는 세계시장 점유율 상위권에 우리나라 기업이 있으나 풍력설비 시장에서는 대표기업이 없다"고 설명했다.
풍력설비 시장은 기술 수준이 높은 유럽 기업과 내수시장이 큰 중국‧미국기업의 비중이 높다. 여전히 미국‧유럽 기업이 세계 시장의 상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중국은 큰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기술 수준을 높여 세계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태양광 기술 수준은 국가별 차이가 크지 않아 가격경쟁력이 시장점유율을 결정하고 있다. 한국 기업은 1개사가 셀부문에서 3위를 기록했으며, 중국 기업이 높은 가격 경쟁력으로 상위 6개사 중 5개사를 차했다.
우리나라 이차전지 기술 수준은 2014년 이후 크게 상승했다. 이차전지 시장의 2020년 한국 기업 점유율은 34.7%로 전년(16.0%)보다 상승했고, 한국 기업이 2, 5, 6위를 각각 차지했다. 기업별 공급량 증가율은 85.3~274.2%로, 세계시장 성장률(21.0%)를 초과했다.
친환경차는 한국 기업 순위가 7위에서 4위로 상승하고 판매량도 전년 대비 59% 상승했으나, 폭스바겐과 지엠의 판매량도 각각 211.1%와 134.1% 상승해 지속적인 기술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NABO는 "탄소 중립은 에너지 공급과 수송 체계뿐 아니라 산업 공정과 에너지 소비 구조 등 경제구조 전반에 걸친 기술혁신을 요구하므로 기술 경쟁력을 통한 시장 확대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수소에너지와 탄소저장 및 포집 기술도 향후 중점 기술 분야이므로 정체된 기술 수준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