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도 워싱턴보다 뉴욕 먼저 방문
북미대화통로 ‘뉴욕 채널’ 접촉예상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2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 도착해 방미 일정을 시작했다. 박 원장 방미의 가장 큰 목적은 한미정상회담 후속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원장이 워싱턴DC 방문에 앞서 뉴욕을 먼저 방문한 것을 두고 여러 가지 추측이 흘러 나온다. 앞서 지난 3월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참석차 방미한 서훈 국가안보실장도 뉴욕을 먼저 방문한 바 있다.
뉴욕에는 북한과의 대화채널인 ‘뉴욕 채널’이 있다. 현재 뉴욕채널이 활발히 가동중인 것은 아니지만, 박 원장이 뉴욕에서 북측과 직접 접촉할 가능성은 나오는 상황이다.
남북-북미간 대북 채널 강화 예측
박 원장은 이날 오전 11시께 뉴욕 케네디국제공항(JFK)에 도착했다. 방미 목적·북측과의 접촉 여부 등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를 타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보 수장들이 이례적으로 뉴욕을 방문하는 것은, 남북·북미간 대북 채널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한다.
뉴욕에는 북미 대화채널로 쓰이는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가 있어, 박 원장이 직간접적으로 북측과 접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도 북한과 소통할 수 있는 국정원 통신망은 살아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그러나 남북 외교채널이 있음에도 미국에서 북측과 접촉하는 것을 두고, 북측과 사전 약속을 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물론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북측과 약속이 되어있으니 박 원장이 뉴욕을 방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뉴욕에는 북한 대표부 말고는 상의할 파트너가 없으니, 북측과 접촉 목적 외엔 방문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美 맥스웰“박 원장 굳이 뉴욕채널 이용할 필요 없어”
다만 뉴욕 채널을 통한 박 원장의 접촉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이날 RFA에 “박 원장이 굳이 뉴욕에서 북한 당국자들을 만날 필요가 없다”며 “국정원은 북한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외교통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 관리들이 주로 사용하는 뉴욕채널을 이용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 원장 방미와 관련해 “한미 정상회담 직후에 가셔서 누구나 예상컨데 남북 문제를 푸는 데 뭔가 실무적 의견을 나누고 오지 않을까, 이런 예상들은 좀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어떤 계기가 주어지면 그 다음에 정상회담으로 갈지, 남북간의 우선 군사공동위원회가 될지 예측을 할 수 없지만, 조건만 형성되면 급물살을 탈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