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차기 접전 끝에 맨유 꺾고 구단 첫 정상
에메리 감독은 유로파리그 역대 최다 우승
비야레알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꺾고 창단 첫 유로파리그 정상에 올랐다.
비야레알은 27일(한국시간) 폴란드 그단스크 미에스키 스타디움서 열린 ‘2020-21 UEFA 유로파리그’ 맨유와의 결승전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1923년 창단해 98년 역사를 지닌 비야레알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명문이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던 팀이다.
스페인 라리가에서는 아직까지 우승 경험이 없고 2007-08시즌 2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유럽클럽대항전에서도 챔피언스리그 4강(2005-06시즌)이 커리어 최고였던 비야레알은 2003년과 2004년 인터 토토컵(현재 폐지) 우승 이후로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거머쥐는 감격을 맛봤다.
전반 29분 모레노의 선제골로 앞서간 비야레알은 후반 들어 맨유의 거센 반격에 시달렸고 결국 후반 10분 에딘손 카바니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운명의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양 팀 키커들이 안정적으로 골을 성공 시킨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맨유의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였다.
데 헤아 골키퍼는 비야레알 키커들이 나서기 직전, 공을 한 번 어루만지거나 상대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중얼거리는 등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러나 비야레알 키커들은 집중력을 붙들어 맸고 데 헤아 골키퍼가 예측한 반대 방향으로만 슈팅을 시도하며 계속해서 득점을 쌓아갔다.
결국 데 헤아로 골키퍼로 인해 승부가 엇갈렸다. 필드플레이어 10명이 모두 골을 성공시킨 가운데 선축에 나선 비야레알은 룰리 골키퍼가 득점에 성공했고, 곧바로 데 헤아 골키퍼의 슈팅을 막아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번 비야레알의 우승으로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유로파리그의 왕으로 등극했다.
이미 세비야 시절이던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유로파리그 3연패에 성공했던 에메리 감독은 파리셍제르망, 아스날을 거쳐 비야레알에 안착, 팀 역사상 최고의 우승 트로피를 선사하며 역사를 새롭게 썼다.
이로써 에메리 감독은 지오바니 트라파토니(이탈리아)를 제치고 유로파리그 최다 우승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현역 감독 중에서는 조제 무리뉴와 라파엘 베니테즈,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두 차례 이 대회 정상에 오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