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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외교화보'서 문대통령 '싹둑'


입력 2021.05.13 00:10 수정 2021.05.13 00:23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빈손' 하노이 회담조차 '역사적 회담'

3차례 남북 정상회담, 일절 소개 안 해

북한 외국문출판사가 12일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외교 화보에서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당시 모습을 소개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삭제했다. ⓒ외국문출판사/연합뉴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외교 성과를 홍보하기 위해 화보를 발간하면서도 세 차례 이뤄진 남북정상회담 내용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당시 사진에선 문재인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잘라내기도 했다.


북한 외국문출판사는 12일 김 위원장이 2018년 3월부터 2019년 6월까지 각국 정상과 만나 공식 회담을 벌인 사진을 망라한 '대외관계 발전의 새 시대를 펼치시어'를 12일 공개했다.


이번 화보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전통 우방국 정상과의 회담뿐만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자리한 모습도 담겼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과 처음을 마주했던 싱가포르 회담(2018년 6월)에 대해선 "조미(북미)관계의 새 역사를 개척한 세기적 만남"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빈손으로 3박 4일 동안 기차를 타고 평양으로 돌아가야 했던 하노이 회담(2019년 2월)에 대해서도 '역사적인 제2차 조미수뇌상봉과 회담'이라고 홍보했다.


'하노이 노딜' 이후 판문점에서 성사된 남북미 정상 회동(2019년 6월)과 관련해선 문 대통령을 일절 언급하지 않고 '판문점에서의 역사적인 상봉'이라고만 소개했다.


또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MDL)을 넘는 사진에 대해선 "역사적인 순간" "놀라운 사변"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화보에는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과 관련한 사진이 10장 담겼지만, 문 대통령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아울러 2018년 4월·5월·9월에 개최됐던 남북 정상회담 관련 사진도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이번에 발간된 화보에선 북중·북러 정상회담 장면도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시 주석·푸틴 대통령과 함께 촬영한 사진을 소개하며 '형제적 우정' '동지적 신뢰' '뿌리 깊은 친선' '전통적 조러(북러) 관계' 등의 수식어를 붙여 전통 우방관계를 과시했다.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2019년 6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자유의 집 앞에서 회동하고 있다. ⓒ청와대
북한 외국문출판사는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외교 활동 장면을 망라한 '대외발전의 새 시대를 펼치시어'를 공개했다. ⓒ외국문출판사/연합뉴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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