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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장기보험 연착륙 본격 시동


입력 2021.05.06 06:00 수정 2021.05.06 07:12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순사업비율 26.1%…1년 새 5.9%P나 낮춰

장기보험 드라이브 마지막 숙제 풀까 주목

김용범(오른쪽)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과 메리츠화재 순사업비율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메리츠화재가 장기보험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불려 왔던 사업비를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어도 장기보험 시장에서 만큼은 대형사에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로 경쟁력을 키운 만큼, 앞으로는 안정화 작업에 주력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장기보험 강화를 손해보험 시장의 새 트렌드로 만들어 온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이 서서히 방향을 선회해 연착륙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또 한번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0대 손보사들의 평균 순사업비율은 22.8%로 전년 대비 1.4%p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순사업비율은 손보사들이 갖고 있는 보유보험료와 비교해 사업비가 얼마나 되는지를 비교해 보여주는 지표다. 이 비율이 높은 보험사일수록 사업 규모에 비해 영업에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다는 얘기다.


손보사별로 봤을 때 눈길을 끄는 곳은 메리츠화재다. 경쟁사들에 비해 아직 순사업비율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빠르게 수치를 낮추며 간격을 좁히는 모양새다. 실제로 메리츠화재의 순사업비율은 26.1%로 여전히 손보업계 평균에 비해 3.3%p 높았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하면 5.1%p나 낮아진 수치다. 조사 대상 손보사들 중 가장 큰 낙폭이다.


특히 장기보험의 사업비율이 확연히 낮아지면서 전체적인 수치를 끌어내린 모습이다. 메리츠화재의 장기보험 부문 순사업비율은 26.8%로 같은 기간 대비 5.9%p 급락했다. 이 역시 10대 손보사들 가운데 최대 감소폭이다.


메리츠화재의 사업비 씀씀이가 커진 배경에는 김 부회장의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김 부회장은 2015년 메리츠화재의 최고경영자가 된 이후 장기보험에 승부수를 걸었고, 관련 상품 판매 확대에 주력해 왔다. 이렇게 영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사업비로 나가는 비용도 함께 몸집을 불려 왔다.


실제로 김 부회장이 대표가 되기 전인 2014년 말 메리츠화재의 순사업비율은 19.9%로 20%를 밑도는 수준이었다. 그러다 김 부회장이 취임한 첫 해 메리츠화재의 순사업비율은 21.6%로 단숨에 21%를 넘어서더니, 2019년에는 31.1%로 최고점을 찍었다.


투자의 성과는 확실했다.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장기보험에서 거둔 원수보험료는 7조7982억원으로 3년 전인 2017년 대비 55.9% 급증했다. 10대 손보사 전체의 장기보험 원수보험료가 54조7931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3.2% 늘어나는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네 배가 넘는 성장률이다. 원수보험료는 보험사가 소비자와 계약을 체결하고 가입자로부터 받은 보험료 일체를 가리키는 말로 보험업계에서 시장의 크기를 측정할 때 활용되는 지표다.


김 부회장의 선택을 계기로 손보사들은 장기보험이 가진 수익성에 더욱 주목하게 됐다. 질병보험과 상해보험, 운전자보험, 어린이보험 등과 같은 장기보험은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자동차보험이나 실손의료보험보다 보험료 수입을 훨씬 키울 수 있다. 한 번 가입하면 보험료 납입 기간이 10년 이상으로 길다는 점은 손보사 입장에서 큰 메리트다.


보험업계에서는 김 부회장이 비로소 장기보험 속조조절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리츠화재에게 있어 사업비율 안정화는 장기보험을 둘러싼 마지막 숙제로 꼽혀 왔다. 사업비율이 높다는 것은 그 만큼 신규 고객 유치와 계약 관리에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의미이고, 이는 기존 고객 입장에서 보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불안요소이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보험에서는 시장 선두를 노려볼 만큼 두각을 드러내 온 메리츠화재가 앞으로 보다 완전한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받기 위해서는 판매뿐 아니라 사업비율 측면에서도 확실한 장기지속성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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