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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현대차 스타리아, 꿀잠으로 인도하는 마약 시트


입력 2021.04.16 08:15 수정 2021.04.16 08:47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부드러운 승차감에 넓은 실내공간, 편안한 릴렉션 시트까지

넓은 시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으로 운전 부담도 적어

스타리아 주행 모습. ⓒ현대자동차

시트에 앉아 버튼을 누르니 시트가 앞뒤로 넓게 펼쳐진다. 편안한 자세에 헤드레스트는 메모리폼 베게처럼 푹신하게 머리를 받쳐주니 눈이 절로 감긴다.


15일 현대자동차의 신형 미니밴 스타리아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아, 물론 운전석에서 그랬다는 것은 아니다. 회사측에서 코스 일부를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해주도록 프로그램을 짠 덕에 2열 릴렉션 시트에 앉아 이동하는 호사를 누려볼 수 있었다.


이날 시승행사는 경기도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과 김포시 캠프원 스튜디오를 오가는 코스로, 기착지까지 이동은 전문 드라이버가 17km가량 운전해주는 ‘쇼퍼드리븐’ 방식으로, 복귀는 시승자가 직접 운전해 자유로쪽으로 빠져 57.7km가량의 거리를 돌아오는 ‘오너드리븐’ 방식으로 진행됐다.


스타리아는 ‘프리미엄 크루저’를 지향하는 만큼 운전석에서의 느낌 못지않게 뒷좌석에서의 경험도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이처럼 프로그램을 짰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스타리아 라운지 7인승 모델 2열의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를 펼친 모습.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시승차로는 고급 모델인 스타리아 라운지 7인승 2.2 디젤 AWD(4륜구동) 모델이 제공됐다. 이 모델의 백미는 2열에 독립식으로 놓인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다. 최대 4열, 11인승까지 좌석을 배치할 수 있는 차에 7개의 시트만 배치해 놓았으니 개별 탑승공간이 넉넉한 것은 물론, 2열의 두 자리는 그야말로 ‘귀빈석’이다.


릴렉션 시트는 일일이 시트 포지션과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필요 없이 원터치로 가장 편안한 자세를 만들어주니 편리하다. 착좌감도 고급 사우나의 수면용 의자에 앉은 듯 편안하다.


스타리아 파노라마 선루프를 개방한 모습.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승차감은 전작인 스타렉스에 비할 게 아니다. ‘상용 승합차’였던 스타렉스와는 완전히 다른 모델이다. 높은 무게를 지탱하는 데 중점을 둔 판스프링 방식의 서스펜션을 달았던 스타렉스와는 달리 스타리아는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장착해 고급 세단 못지않은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한다.


바닥이 고르지 못한 도로나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의 느낌도 스무스하다. 주행 중 엔진음이나 풍절음, 노면소음도 실내까진 파고들지 못한다.


높은 전고로 천장이 높으니 타고 내릴 때도 편하고 앉은(혹은 누운) 상태에서의 개방감도 탁월하다. 벨트라인을 낮게 디자인해 만들어진 큰 통창과 시원하게 뚫린 파노라마 선루프는 개방감을 더욱 증폭시켜준다.


스타리아 9인승 모델의 2열 스위블링 시트를 3열과 마주보도록 돌린 모습.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이 큰 차에 7명만 태우는 게 사치라고 생각한다면 9인승이나 11인승을 택할 수도 있다. 중간 기착지인 캠프원 스튜디오에는 여러 종류의 스타리아가 전시돼 있었다.


9인승 모델은 2열에 스위블링 시트가 설치돼 있어 2-3열 좌석 탑승자들이 서로 마주본 상태에서 이동할 수도 있다. 스타리아를 업무용 차량으로 사용한다면 ‘이동하는 회의실’ 역할을 하기에 제격이다. 엄마나 아빠가 카시트에 앉힌 아이를 마주본 상태에서 이동할 수도 있다.


스타리아 9인승 모델의 2열 스위블링 시트를 도어쪽으로 향하게 돌린 모습. 아이를 앉힐 때 편리할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아이를 카시트에 앉힐 때는 스위블링 시트를 90도 돌려 도어쪽을 향하게 하면 아이도 편하고 부모도 편하다. 비좁은 차에 낑낑거리며 카시트를 설치하고 아이를 안은 채로 몸을 구겨 넣어 앉혀 본 경험이 있다면 이 기능이 얼마나 편리한 지 절감할 것이다.


기존 스타렉스와 같은 다인승 승합차를 원한다면 11인승을 선택하면 된다. 빼곡히 들어찬 시트가 좀 답답해보이긴 하지만 스타렉스보다는 앞뒤 공간이 넓어 보인다. 특히 3열에 두 개의 시트만 장착해 4열 승객의 승하차 부담을 줄였다.


스타리아 리무진.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연예인 등 고급 미니밴 수요를 겨냥한 스타리아 리무진 모델도 있다. 일반 모델보다 지붕을 높였고, 실내에는 테이블까지 마련돼 있다.


전시되진 않았지만 ‘짐차’로 사용할 수 있는 3인승 및 5인승 카고 모델도 라인업에 포함돼 있다.


스타리아 운전석 모습.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자 이제 스타리아를 직접 몰아볼 차례다. 평소 이런 큰 차를 몰아볼 일이 없어 어색할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이질감이 크지 않다. 조금 큰 SUV를 모는 느낌이다. 적어도 학원차 운전기사 아저씨가 된 기분은 아니다.


클러스터는 대시보드 위로 솟아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처럼 눈에 잘 들어온다. 그러면서도 절묘한 각도로 전면 시야를 가리진 않는다.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조작부는 마치 센터페시아에 노트북을 펼쳐 걸어놓은 것처럼 잘 정리해 놓았다. 디자인적으로도 깔끔하고 조작도 편리하다.


버튼식 변속기와 전자식 파킹브레이크도 승합차스러운 느낌에서 탈피하는 데 도움을 준다.


2열 좌석에서 느꼈던 것처럼 엔진음은 부드럽다. 디젤엔진 특유의 높은 토크는 정지 상태에서 큰 덩치를 움직이는 데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낮은 벨트라인으로 도어쪽 창문이 훤히 트여 시야가 넓다. 차 옆에 누가 쪼그리고 앉아 있어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큰 덩치를 끌고 좁은 공간을 빠져나오는데도 운전 부담이 없다.


스타리아 주행 모습. ⓒ현대자동차

애초에 빨리 달리기 위한 목적의 차는 아니지만 테스트 삼아 속도를 끌어올려봤다. 가속감은 즉각적이기보다는 부드럽게 속도를 끌어올려주는 느낌이다. 덩치 대비 낮은 배기량(2.2ℓ)과 운전자보다 탑승객에 중점을 둔 세팅을 감안하면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시간이 좀 걸리지만 그래도 꽤 높이 속도가 오른다. 전고가 높아 속도를 높이면 불안할 것이라는 생각은 기우였다. 빠른 속도가 실감나지 않을 만큼 고속주행안정성이 좋다. 회전 구간에서도 차가 휘청이는 듯한 불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AWD의 역할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카와 레이싱을 벌일 게 아니라면 미니밴으로서는 충분한 동력 성능이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도 최신 유행에 뒤처지지 않을 만큼 갖췄다. 고속도로에서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을 켜고 속도를 설정한 뒤 차로중앙유지보조 장치를 켜면 손과 발은 딱히 할 일이 없다.


2열 좌석에서 바라본 스타리아 센터콘솔.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운전석은 물론 2열 좌석 탑승자에게까지 서랍과 컵홀더를 제공하는 대용량 센터콘솔을 비롯, 도어트림의 3단 러기지까지 곳곳에 수납공간도 다양하게 마련해 놓았다.


바닥은 솟아오른 곳 없이 평평한 게, 비록 디젤차지만 전기차 시대 트렌드를 따른 모습이다. 참고로 스타리아는 2023년에는 수소전기차 버전도 나온다.


스타리아 7인승 모델 3열 좌석. 바닥 레일을 길게 설치해 좌석을 앞뒤로 옮길 수 있는 범위가 넓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바닥 레일을 길게 설치해 좌석을 앞뒤로 옮길 수 있는 범위도 확장해 놓았다. 2열 승객에게 넓은 공간을 몰아주거나, 짐을 많이 싣거나, 차박을 하거나 각각의 용도에 맞게 융통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한 배려다.


연비는 오너드리븐 구간을 별도로 측정한 결과 12.3km/ℓ가 나왔다. 시승 중 잦은 급가속이 있었음에도 AWD 모델의 신고연비인 복합 10.3km/ℓ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측정됐다.


스타리아의 판매가격은 디젤 기준 ▲카고 3인승 2726만원 ▲카고 5인승 2795만원 ▲투어러 9인승 3084만원 ▲투어러 11인승 2932만원이며, 고급 모델 스타리아 라운지는 ▲7인승 4135만원(2열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 기본 탑재 등) ▲9인승 3661만원(2열 스위블링 시트 기본 탑재 등)부터 시작한다.


▲타깃 :

- 대형 SUV보다 저렴한 가격에 넓고 편한 실내공간을 원하는 다둥이 아빠.

- 기존 스타렉스 카고, 혹은 12인승 승합차 고객(싫어도 대안이 없다).


▲주의할 점 :

- 안에서 밖이 잘 보이는 만큼 밖에서도 안이 잘 보인다는 점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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