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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 베테랑 ‘나영호’ 리더십 효과 시험대


입력 2021.04.13 07:00 수정 2021.04.12 15:39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외부 인사 수혈에 기존 전무에서 부사장급으로 격상

경쟁력 강화는 물론 보수적인 문화 등 체질 개선 시급

나영호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본부 대표(부사장).ⓒ롯데지주

새롭게 닻을 올린 롯데온 ‘나영호 호(號)’가 새로운 수장을 앞세워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이 롯데온의 대표를 전무에서 부사장급으로 격상하는 등 힘을 실어주면서 본격적인 경쟁력 강화 작업에 착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나 신임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12일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본부 대표에 나영호 부사장을 선임했다.


나 신임 대표는 롯데닷컴 창립 멤버 출신으로 현대차그룹, LG텔레콤 등을 거쳐 2007년부터 이베이코리아에 합류해 G마켓 신규사업실장,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지냈다.


그는 이베이코리아에서 간편결제 시스템인 ‘스마일페이’와 현대카드와 함께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스마일카드’ 등을 주도하며 충성고객을 확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나 대표는 굵직한 사업을 이끌었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롯데온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전임 대표가 실적 부진 책임을 지고 사임하면서 어수선해진 조직 분위기를 추스르고 이베이코리아의 유연한 문화를 롯데에 심는 등 조직 쇄신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작년 4월 야심차게 론칭한 롯데온은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거래 규모가 7조6000억원으로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161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4.7%에 불과한 수준이다.


특히 롯데가 롯데온 대표를 부사장급으로 격상한 만큼 그룹 차원에서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롯데쇼핑의 4개 사업 부문(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 중 백화점 부문장만 부사장급이었고 나머지는 전무급이었다.


이에 따라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순혈주의가 강한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내부 사정에 능통한 나 대표를 영입했다는 것 자체가 이 같은 의도를 염두에 둔 것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롯데쇼핑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되면 단숨에 네이버쇼핑(27조원), 쿠팡(20조원)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지난달 말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관사가 선정한 본입찰 적격 후보 명단(숏리스트)에는 롯데쇼핑과 이마트, SK텔레콤,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약 8주간 실사를 거쳐 오는 5~6월로 예상되는 본입찰에 참여할지를 최종 결정하고 매각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5조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부담스러운 만큼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외부 인재를 영입해 적정 가격에 인수하려는 노림수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이커머스 전문 업체에 비해 경직된 내부 조직 문화를 바꾸는 것도 신임 대표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백화점, 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 중심의 경직된 조직문화와 의사결정 방식으로는 온라인에 맞는 빠른 의사 결정과 실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 보니 혁신을 꾀하기 어렵다.


반면 대표 한 사람의 변화만으로는 체질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7개 유통계열사가 모두 입점해 있다 보니 이머커스 업체에 비해 강력한 할인정책을 밀어붙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개별 계열사와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하다 보니 즉각적인 대응에 시간이 필요한 탓이다.


아울러 대규모 투자 등 굵직한 사안의 경우에는 롯데온이 속한 롯데쇼핑과 지주사까지 설득해야 하는 구조라 실행력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롯데온도 SSG닷컴처럼 독립법인으로 분리시킬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순혈주의와 오프라인 채널의 입김이 강한 롯데가 외부 출신을 롯데온 대표에 앉힌 데 이어 부사장급을 부여한 것은 어느 정도 변화를 꾀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겠냐”며 “이베이코리아 인수 본입찰에 참여할 경우 나 대표의 입지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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