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證, 지난해 지분법 이익 2012억원…전년比 156% 급증
카뱅 지분 수익 1년 새 590%↑…신기술·ESG 등 저변 확대
NH·신한금투도 지분수익 확대…"비상장으로 시장 넓어질 것"
증권사들이 다른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에만 지분투자로 20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얻으면서 대박을 터트렸다. 증권사들의 지분투자가 기존 우량 핀테크에서 벤처캐피탈(VC), 스타트업으로 확대되면서 지분투자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삼성·KB증권과 하나·신한금융투자 등 국내 8개 대형 투자은행(IB) 증권사의 지분법 이익은 총 2729억6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2499억9200만원 대비 9.2%(229억6900만원) 늘어난 규모다. 지분법 이익은 한 회사가 다른 회사에 지분을 투자했을 경우 얻을 수 있는 수익을 의미한다.
증권사별로 한투증권의 이익이 크게 늘었다. 지난 2019년 말 785억100만원에 불과했던 한투증권의 지분법 이익은 지난해 말 2012억2100만원으로 156.3%(1227억2000만원) 폭증했다. 특히 31.77%의 지분을 보유한 카카오뱅크의 순이익이 급증한데 따른 지분법 평가 이익이 크게 늘었다. 한투증권이 카카오뱅크 지분투자로 얻은 수익은 2019년 말 185억원에서 1279억원으로 591.4%(1094억원) 급증했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지난해에 좋았던 주식시장의 흐름에 따라 확대한 핀테크 기업의 주식투자 평가수익이 호전돼 나타났다"며 "핀테크와 ESG, 신기술을 갖춘 벤처에 대한 지분을 늘리는 전략으로 올해에도 수익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지난해 지분투자로 대폭 향상된 수익을 얻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2019년 말 1억8500만원의 순손실을 뒤로 하고, 다른 회사에 대한 지분투자로 428억9400만원 규모의 수익을 시현했다. NH투자증권은 '제네시스1호 사모투자합자회사(399억3400만원), '엔에이치팍스톤사모투자합자회사(64억2900만원)', '아주코스닥스케일업펀드(17억4200만원)' 등 신기술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사모펀드(PE)에 대한 지분을 대거 사들이면서 큰 규모의 수익을 얻었다.
같은 기간 신한금투의 지분법 이익은 181억6300만원에서 377억5900만원으로 107.9%(195억9600만원) 급증했다. 신한금투는 '크레디언헬스케어2호사모투자합자회사(51억1100만원)','IBK글로벌신재생에너지전문투자형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2호(31억7200만원)' 등 간접지분투자는 물론이고, 이든센트럴 주식회사를 포함한 직접투자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같은 지분투자 흐름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기업공개(IPO) 시장과 연계된 세컨더리(Secondary) 투자로 확대되고 있다. 우량기업에 대한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를 통해 단순 투자 수익뿐 아니라 주식자본시장(ECM) 본부와 연계해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전략에서다. 현재 미래에셋, 한투, KB증권 등이 세컨더리 투자 부문 활성화를 위해 IB 팀내 사업부문을 확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핀테크, 벤처캐피탈 육성 정책을 펼치면서 자연스럽게 지분투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최근 기업공개 전 투자에 대한 관심도 확대되면서 비상장기업에 대한 공격적인 지분투자 전략을 내세운 증권사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