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임대료와 시장포화 등 수익 악화 직격탄으로 작용
판매 전략부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변화
한때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엔제리너스’가 재도약을 위한 속도를 내고 있다. 차별화한 사이드 메뉴와 서비스를 앞세워 과거의 영광을 다시 한 번 재현해 보겠다는 각오다. 판매 전략부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전부 변화를 줬다.
올 3월 초 기준 엔제리너스의 전국 매장 수는 560여개다. 이는 2018년 말 642개보다 82개가량 줄어든 수치다. 스타벅스가 지난해 매장 130개를 늘려 1508개를 달성하고, 이디야커피가 1%대의 폐점율을 유지하며 같은 기간 3300호점을 돌파한 것과 상반된 행보다.
엔제리너스의 점포 감소는 가맹점 이탈이 컸다.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경쟁이 심화됐고, 높은 임대료와 시장포화 등의 이유로 문을 닫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맞물리면서 회복 가능성 마저 불투명해 졌다.
커피 브랜드의 난립은 곧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스페셜티 중심의 고급 커피 브랜드와 1000원대 저가 커피 시장으로 시장이 양분되면서 힘을 잃었고, 초기에 형성된 ‘커피 맛이 너무 없고, 비싸기만 하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다시 한 번 타격을 받았다.
아울러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등 내로라하는 커피전문점이 각기 다른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을 앞세워 승승장구하는 동안, 엔제리너스는 이렇다 할 차별화 전략이나 장점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지 못 하면서 도태되는 결과를 낳았다.
엔제리너스는 부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8년을 기점으로 커피의 기본이 되는 원두 교체작업에 나섰다. 1년 간 바리스타, 소비자, 커피 전문가가 참여하는 시음회를 열고 원두 블렌딩을 개편하는 작업에 나섰다.
생두를 공기 중에 가볍게 띄워 360도 균일하게 볶는 ‘퓨어 로스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원두의 특정 부분이 타거나 덜 익지 않고, 커피 고유의 깊고 부드러운 맛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특허도 받았다. 원두의 산화를 줄이고 커피향 손실도 최소화 한 것이 특징이다.
커피와 함께 즐길수 있는 사이드 메뉴 확보에도 나섰다. 엔제리너스는 1인 가구 및 싱글족 등 바쁜 현대 직장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간단히 든든한 한끼’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을 짰다.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 ‘식사용 샌드위치’ 콘셉트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베트남 대표 식사 메뉴인 반미를 한국인 입맛에 맞춰 재해석 했다. 국내산 쌀로 만들어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의 바게트 빵에 신선한 채소와 고기류 등으로 채워 사이드 메뉴를 선보였다. 이 메뉴는 대박을 터뜨렸고, 작년 연말 기준 누적 100만개 이상 팔려나갔다.
마케팅에도 본격 힘을 주고 있다. 엔제리너스는 지난 2월 네고왕을 통해 파격 할인 이벤트를 펼쳤다. 아메리카노와 대표 사이드 메뉴인 반미를 최대 53%에 할인 판매하는 통 큰 결단을 내리면서 전주 대비 매출이 150%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MZ소비자와의 접점 확대에도 지속 공을 들이고 있다. 2019년에는 세계 유명 캐릭터 스누피와, 지난해에는 장 미쉘 바스키아와 손잡고 전시회를 개최해 관련 굿즈 제품을 선보였고, 올해는 모바일 게임 ‘쿠키런: 킹덤’과 함께 관련 제품 출시하는 등 협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GRS관계자는 “저가 커피 전문점 확산, 편의점 커피 등장 등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원두교체, 반미 샌드위치 출시 등 노력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다양한 협업과 반미 라인업 확대를 통해 고객 서비스 만족도를 끌어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