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지주 영업익 흑전·키움증권 2424% 급증 전망
금리 상승·거래대금 감소 관건...“2분기 이후 이익 감소”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도 기록적인 실적 호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연초 증시 상승 랠리에서 수수료 수익이 급증한 가운데 우발 리스크 발생 가능성도 크게 완화된 상태다. 다만 추가적인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2분기 이후 수익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상장 증권사 5곳(한국금융지주·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 가운데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가장 크게 증가한 증권사는 한국금융지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3248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헷지운용손실로 인해 지난해 1분기 적자를 기록했지만 2분기부터 강한 실적 개선세를 나타냈다.
다음으로 높은 영업이익이 관측되는 증권사는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은 26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24% 급증한 수준이다. 작년 리테일 부문이 큰 폭의 실적 성장을 견인한 가운데 올해도 역대급 실적이 예상된다.
다음으로 삼성증권 1분기 영업이익이 2354억원으로 971% 뛰었고 NH투자증권은 2691억원으로 400% 증가했다. 리테일 비중이 높은 삼성증권 역시 실적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은 3215억원으로 추정됐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익 증가율은 131%를 기록했다.
특히 증권업종은 올해 실적 안정성 측면에서도 개선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대규모 일회성 손실 비용 등 지난해 실적 발목을 잡았던 우발 리스크가 줄었다는 평가다. 전 분기 대비 기저효과도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는 상반기 ELS 관련 대규모 손실과 사모펀드 관련 충당금, 4분기 대규모 해외 대체투자 자산 손상 및 충당금 인식 등 일회성 손실의 규모가 컸다”며 “올해는 전반적으로 관련 리스크가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최근 금리 상승과 증시 거래대금 감소는 주목되는 부분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월 42조1000억원, 2월 32조4000억원, 3월 26조7000억원으로 감소 추세다. 이에 따라 지난해 고속 성장한 브로커리지 수익과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 평가 손익도 각각 둔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우려 속에서 여러 증권사들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뒤 2분기 이후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는 연초 거래대금과 증시 상승에 따라 리테일 부문의 대규모 이익이 예상된다. 또 지난달 금리 상승으로 인한 운용 손익 감소는 배당수익으로 상쇄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관건은 2분기 이후 추가 성장 가능성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증가와 증시 상승, 금리 하락이 지속돼야 이익의 추가 성장이 가능한데,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승하고 있어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2분기 이후로는 증권사들의 이익 감소를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