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아시아나항공 인수·통합계획(PMI) 기자 간담회
신규 브랜드 출범 적절치 않아…시간과 비용 지출 고려
독과점·마일리지 문제없어…“항공권 가격상승 걱정無”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통합 대한항공’ 출범 시점을 2024년으로 공식화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산하 저비용항공사(LCC) 역시 단일 브랜드로 운영될 예정이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3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아시아나항공 인수·통합계획(PMI)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편입한 후 2년 뒤 합병하면 대한항공 하나의 브랜드만 남는다”며 “지금 제3의 신규 브랜드를 만들기엔 시간과 투자 비용상 적절하지 않고 기존 하나의 브랜드로 가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위해서 안전운항체계 준비, IT 시스템 통합, 조직 및 회계제도 통합, 상용고객 우대제도 통합, 글로벌 얼라이언스 이슈 해결 등 수십가지의 프로젝트가 맞물려 진행돼야 한다”며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하기는 어려워 통합을 추진하면서 상황에 맞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발언했다.
LCC역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경쟁력을 제고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우 사장은 “LCC를 통합해 하나의 항공사로 만들어 대한항공이나 한진칼 산하에 두는 두 가지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자금이나 공정위의 심사 등을 고려해 통합 시기와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LCC마다 지역 인프라가 확실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만큼 통합 법인의 본사를 어디에 둘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에어부산은 부산 네트워크가 강하고 진에어와 에어서울은 인천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어 이 두 지역을 중심으로 아시아 톱레벨 항공사 역량을 갖추도록 할 것”이라며 “통합 LCC 항공사의 본사를 어디에 둘 것인지 언급하는 것은 이르다”고 설명했다.
우 사장은 통합 계획이 구체화됨에 따라 독과점 문제와 마일리지 등 향후 해결해야될 과제에 대해서도 답변했다.
우선 독과점의 경우 기존과 마찬가지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특정항공사가 독과점을 통해 초과이윤을 얻기 힘든 항공업 구조 특성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되더라도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우 사장은 “항공시장은 소비자의 선택 폭은 매우 광범위다”며 “통합으로 인한 경쟁제한 효과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물의 경우 2019년 기준 한국발 화물수송 점유율은 30% 수준이며, 아시아나항공(17.5%)과 합쳐도 47.5% 수준”이라며 “페덱스나 DHL 등 글로벌 대형 화물전문 항공사들이 한국발 취급량 확대를 위해 인천공항 화물터미널 확장 공사 중이고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과 물류 허브 경쟁중이어서 독과점 우려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통합 후 가격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항공 시장은 사실상 완전경쟁 시장으로 불 수 있고, 항공권의 가격은 정부의 통제를 받기 때문에 통합 후 가격인상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일리지 통합에 대해선 거래 단가 등 면밀한 조사를 거쳐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방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우 사장은 ”현재는 법률적 제약으로 마일리지에 대한 부분의 계약이나 거래 단가 등 정확한 파악이 어렵다“며 ”적절한 시점이 되면 마일리지 구조를 파악한 후 대한항공과 적절한 비율로 통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양사 통합 시 부문별 인력 재배치를 통해 인위적 구조조정 없이 인력을 운영하겠다”며 “각사 노동조합과도 잘 협의해 단체협약을 무리없이 승계할 수 있도록 적극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 후 인천공항 및 통합항공사 경쟁력이 높아져 여객과 화물 공급이 증가하기 때문에 협력사 업무량 및 인력도 계속 필요할 것”이라며 “이후 새로 편입되는 협력사에 대해서도 기존 대한항공 협력사들과 동일하고 공정한 기준을 통해 동반 성장하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