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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한국타이어, 주총 표심 향방은?


입력 2021.03.30 06:00 수정 2021.03.29 17:36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30일 주총서 분리 선출 이사 놓고 표 대결…소액주주 표심 '관건'

한국앤컴퍼니 조현범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조현식 대표이사 부회장ⓒ한국앤컴퍼니

한국타이어가(家)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간 분쟁 결과가 3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가려진다.


이날 조양래 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과 차남 조현범 사장이 분리 선출 이사(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를 두고 표대결을 펼친다. 의결권 자문사들의 권고가 엇갈리는 가운데 '키'를 쥔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 지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한국앤컴퍼니는 이날 각각 오전 9시와 오후 1시 30분 성남시 분당 사옥에서 차례로 정기 주주총회를 갖는다. 이날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을 놓고 조 부회장과 조 사장이 격돌한다.


한국타이어 주총에선 조현범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가 관심이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지난 26일 조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했다.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한국타이어 지분 8.66%를 보유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조 사장은 배임 수재 및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해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다만 한국타이어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가 한국타이어 지분을 30.67% 보유하고 있는데다 한국앤컴퍼니를 장악하고 있는 조 사장의 한국앤컴퍼니 지분율이 42.90%에 달해 재선임 안건은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선 조 부회장과 조 사장이 격돌한다.


회사측은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이미라 제너럴일렉트릭(GE) 한국 인사 총괄을 내세웠고 조 부회장과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 나눔재단 이사장은 주주제안을 통해 이혜웅 비알비 코리아 어드바이저스 대표이사를 후보로 추천했다.


국내 의결권 자문회사인 서스틴베스트가 이혜웅 후보에 대한 찬성을 권고한 데 이어 국민연금도 이 후보를 찬성함에 따라 양측 표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한국앤컴퍼니가 30.6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조양래 회장 5.67%, 조 이사장 2.72%, 조현범 사장 2.07%, 차녀 조희원씨 0.71%, 조현식 부회장 0.65% 등의 순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후 열리는 한국앤컴퍼니 주총에서도 분리 선출 이사를 두고 치열한 형제 대결을 펼친다.


조 부회장은 주주제안을 통해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추천했다. 한국앤컴퍼니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던 김혜경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초빙 교수를 내세웠다.


이에 대해 조 부회장은 "최대주주 인척의 대통령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역임한 바 있어 분리 선출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로서는 가장 중요한 요건에 부합하지 못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국앤컴퍼니의 경우 작년 말 기준으로 조현범 사장이 42.9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조현식 부회장이 19.32%, 조희원씨 10.82%, 조 이사장 0.83% 등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 지분은 5.21%다.


조 부회장의 한국앤컴퍼니 지분율은 19.32%로 조 사장(42.90%)에게는 밀리나 '3%룰' 적용으로 지분율 차이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 상법 개정으로 감사위원 선임 시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룰'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조 사장, 조 부회장, 조희원씨, 국민연금의 의결권은 각 3%로 동일해진다. 조 부회장과 조 이사장 측이 제시한 후보가 선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 ISS 모두 이한상 교수 선임안에 찬성을 권고했으며 국민연금도 조 부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글래스루이스는 조 사장이 제안한 김 후보에 찬성 권고를 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조 사장의 경영상 문제가 신임 후보에 대한 반대 근거가 될 수 없으며, 여성 후보를 통한 이사회 내 다양성 확보 가능성을 근거로 들었다.


작년 말 기준 한국앤컴퍼니 소액주주 지분율은 22.61%로 이들의 결정에 따라 감사위원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중립을 내세우 차녀 조희원씨(10.82%)도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총 결과에 따라 경영권 분쟁도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앞서 조 부회장은 지난 24일 공개한 주주서한에서 이한상 교수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선임 절차를 마친 뒤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업계는 다만 조 부회장이 대표이사직 외에 겸직하고 있는 이사회 의장직 및 부회장직, 보유 지분 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고 있어 주총 이후에도 경영권 분쟁 불씨가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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