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표시·광고법 위반한 5개사 제재
"연간 냉·난방비 40만원 절약" 광고한 뒤
구체적 시험 조건 안 밝혀…"소비자 오인"
LG하우시스·KCC·현대L&C·이건창호·윈체 등 5개 창호 제조사가 자사 제품의 냉·난방비 절감액, 에너지 절감률 등을 과장해 광고하다가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문종숙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지난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표시·광고법(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어긴 LG하우시스 등 5개사에 시정(향후 행위 금지) 명령과 과징금 총 12억83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별 과징금액은 LG하우시스 7억1000만원, KCC 2억2800만원, 현대L&C 2억500만원, 이건창호 1억800만원, 윈체 3200만원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LG하우시스 등 5개사는 "연간 약 40만원의 냉·난방비를 줄여준다"(LG하우시스) "에너지 절감률 51.4%"(KCC) "1등급 창호로 교체 시 절감되는 에너지 비용 연간 30만원 이상"(현대L&C) "연간 68만원 내외의 냉·난방비 절약 가능"(이건창호) "일반 유리 대비 60~70%가량의 에너지 절감 효과"(윈체) 등 구체적 수치를 강조해 광고했다.
이때 '실내 온도는 24~25℃, 지역은 중부·남부' 등 해당 결과가 도출된 시험 조건은 전혀 기재하지 않았고, 이 조건과 다른 상황에서는 이런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제한 사항은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알리더라도 '사용자 거주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등 형식적인 제한 사항만 적었다.
LG하우시스 등 5개사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광고 내용을 입증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공정위 심의 기구인 위원회는 ▲난방비 절감 결과를 근거로 냉·난방비가 모두 절감된다고 광고한 점 ▲7~8월 냉방비와 12월 냉방비가 거의 동일하게 산출된 시뮬레이션 결과 등을 근거로 이들이 시험 결과를 부풀렸다고 판단했다.
공정위가 그린 리모델링 사업에서 2등급 이상의 창호로 교체한 공동 주택의 에너지 절감률을 조사한 결과 14.5%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창호 제조사는 특정 거주 환경을 전제로 시뮬레이션한 뒤 그 결과를 광고에 활용할 수 있지만, 시험 환경이 실제 거주 환경과 얼마나 다른지를 충분히 알려야 한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공정위는 "소비자는 '1층' '최상층' '좌우 끝 세대'와 같은 예외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LG하우시스 등 5개사가 광고하는 에너지 절감 효과를 온전히 누릴 수 있다고 오인할 우려가 있다"면서 "이런 (과장 광고) 행위는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해 공정한 거래 질서를 저해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