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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톱 이강인, 헛심 쓴 45분


입력 2021.03.25 21:37 수정 2021.03.26 08:20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한일전서 제로톱으로 출격했지만 부진한 모습

최전방서 공 소유 어려움, 전반만 뛰고 교체

한일전에 나선 이강인이 요시다와 볼 다툼을 펼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발렌시아)이 자신의 6번째 A매치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7시 20분 일본 요코하마의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 축구대표팀과 친선 A매치서 0-3으로 패했다.


10년 전 삿포로 원정서 세 골차로 패했던 대표팀은 또 한 번의 참사를 피하지 못했다. 특히 일본을 상대로 꺼내든 벤투 감독의 이강인 제로톱 전술은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실패로 끝났다.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등 주 공격수들이 이번 일본 원정에 불참하자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제로톱으로 두는 파격적인 전술을 꺼내들었다.


이강인은 소속팀 발렌시아서 간혹 제로톱으로 나선 적은 있지만 대표팀에서는 미드필더 자원으로 분류됐기 때문에 다소 의외의 결정이기도 했다.


어색한 자리서 경기에 나선 이강인은 초반부터 잔 실수를 범했다. 전반 5분 만에 중원에서 패스 미스로 실점 위기를 초래했고, 볼터치도 좋지 못했다.


초반 그라운드 적응에 고전하던 이강인은 이내 본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 전반 8분 탈압박 이후 측면으로 침투하는 홍철을 향해 절묘한 패스를 건넸다.


벤투 감독의 이강인 제로톱은 실패로 끝났다. ⓒ 대한축구협회

하지만 이후에는 잠잠했다. 팀 동료들이 이강인을 지원해주지 못했다. 173cm에 불과한 그에게 계속해서 공중볼이 전달됐다. 결국 이강인은 자신보다 체격이 좋은 일본 수비진을 등지고 공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주도권을 내준 한국은 일방적으로 밀렸지만 이강인만은 주눅 들지 않았다. 전반 20분 일본이 후방으로 패스를 돌리자 스피드를 끌어올려 강한 압박에 나섰다. 이강인이 투지를 불태웠지만 경기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최전방에서 공을 소유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이강인은 결국 하프라인 부근까지 내려와 공을 터치하고 빌드업을 도왔다. 골대로부터 멀어진 이강인을 제로톱으로 기용한 벤투 감독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공이 제대로 돌지 않으면서 후반전에는 이강인이 2선으로 내려와 빌드업에 관여하는 그림이 예상됐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벤투 감독은 이강인에게 더는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강인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되며 45분 만을 소화했다. 결과적으로 맞지 않은 옷을 입고 45분 동안 헛심만 쓰고 말았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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