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중고나라 지분 일부를 인수하면서 중고품 거래 및 렌탈 시장에 진출한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중고나라 지분 93.9%(1000억원)를 인수하는 사모펀드 유진-코리아오메가에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로서 3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롯데쇼핑의 투자 결정은 중고 거래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으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국내 중고 시장은 2008년 4조원에서 지난해 20조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중고나라는 지난해 매출이 역대 최대 규모인 5조원을 돌파했다.
2003년 네이버 카페로 출발한 중고나라는 현재 회원 2330만여명과 월 사용자(MAU) 1220만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중고거래 커뮤니티다.
롯데쇼핑은 국내 중고 시장이 향후에는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인수 참여를 결정했다.
중고 시장에 진입한 30~50대의 중고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데다, 저성장 시대에 가성비를 중시하거나 아예 고가의 명품을 선호하는 소비 양극화도 가속화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다만 중고거래 시장 특성상 상품 검수가 어렵고 사기 가능성도 있는 만큼 직접 진출보다는 간접 투자 방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이다”며 “프로젝트 펀드에 참여해 경영권 없는 일부 지분 인수할 것이다. 지분을 인수하는 이유는 중고시장이 성장세에 있어 시장 성장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앞서 롯데는 최근 G마켓·옥션·G9 등을 보유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뛰어든 상태다. 유통BU(Business Unit)장을 맡고 있는 강희태 부회장은 이날 열린 롯데쇼핑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지난 16일 마감된 이베이코리아 인수 예비 입찰에는 롯데·신세계·SK텔레콤·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G마켓·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거래액은 20조원이었다. 네이버(27조원), 쿠팡(22조원)에 이어 세 번째다.
롯데쇼핑의 e커머스 플랫폼인 롯데온의 거래액은 약 7조6000억원이었다. 롯데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거래액 규모로는 네이버만큼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