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투기 의혹에 文 정부, 공급대책 빨간불
대기 수요→매수 수요 '전환'…"공급 차질 우려 탓"
인천을 비롯해 경기 일부 지역 등 중저가 아파트가 있는 지역으로 매수 수요가 몰리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사태로 인해 3기 신도시 등 주택 공급 대책의 불확실성이 확산하면서 청약 대기 수요가 매매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KB국민은행이 집계한 인천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지난 8일 기준으로 113.9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전주 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100 이상이다. 반면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90.3으로 팔겠다는 사람이 더 많았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사이로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가 많고 100 미만은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다.
국가 통계도 비슷한 양상이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발표한 2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의 매매시장 심리지수는 149.7를 기록했다. 경기도는 142.9로 서울(140.8) 보다 2p 높았다.
심리지수는 95 미만은 하강국면, 95 이상, 115 미만은 보합국면, 115 이상은 상승 국면으로 분류된다.
수요가 많아지면서 집값도 상승세다. 부동산원의 월간 아파트가격지수를 보면 인천은 1월 1.09%, 2월 1.77%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비단 인천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경기도 역시 매수우위지수가 111.1로 '팔자' 수요보다는 '사자' 수요가 많다. 집값 상승세도 가파르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고양시 덕양구(1.87%)와 양주시(1.49%), 의정부시(1.40%), 오산시(1.33%), 수원시 권선구(1.06%) 등지가 1% 넘게 올랐다.
인천 및 경기 지역의 매수 수요가 많아진 이유는 LH 투기 사태로 공급 대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 집값이 너무 올랐다는 분위기도 한몫했다.
업계에서는 한동안은 매수 우위 시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매수 수요를 공공이 눌러줬어야 하는데, 이번 사태로 인해 3기 신도시 계획이 시계제로에 빠지면서 대기 수요가 매수에 나선 영향이 일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계획 자체가 명확해지기 전 까지는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은 심리가 크게 작용한다"며 "당장 3기 신도시가 엎어진 것은 아니지만 현재 수요가 몰리는 것에는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집값도 많이 올라 외곽으로 빠진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