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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윤석헌 흔드는 이유…사상 첫 연임 가능성에 '견제성 잽'


입력 2021.03.15 06:00 수정 2021.03.15 15:52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사상 최초 연임 금감원장 탄생할까…안팎서 흔들기 시도

노조 '퇴진 운동' 거세…꿈쩍 못하던 금융협회장까지 비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금융감독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임기 한 달 반을 남겨두고 안팎에서 거센 저항에 시달리고 있다. 금감원 내부에선 노조의 연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외부에선 사모펀드 사태 책임론과 함께 후임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윤 원장의 연임 가능성을 그만큼 높게 보고 견제성 '힘빼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그동안 당국의 징계권한 앞에 꿈쩍 못했던 금융업계가 이례적으로 제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한 금감원의 최고경영자(CEO) 중징계 방침에 공개 반발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 회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당국이 내부통제 미흡을 이유로 은행장 징계를 추진하는 것에 은행권의 우려가 크다"며 "이번 징계는 법제처와 법원의 기본 입장인 명확성 원칙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에선 슈퍼갑인 금융당국을 협회장이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유례없는 일인만큼 상당한 이슈가 됐다. "윤석헌 원장을 들이받은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일각에선 윤 원장이 레임덕이 온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3년 간 쌓였던 금융권의 불만이 터진 것이란 해석쪽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 금융사들은 소비자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윤 원장의 과도한 징계 방침에 경영이 위축된다는 불만이 커질 대로 커진 상황이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윤 원장이 연임을 하더라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과잉징계는 그만하시라는 고언(苦言)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임론 힘실리자 견제성 '힘빼기'…"고집 꺾고 융화해야"


현재까지 윤 원장의 후임을 찾는 청와대의 표면적인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 의결 및 금융위원장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통상 청와대의 인사검증에 한 달 가량이 걸리는데 아직까지 공식 절차에 들어가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원장의 임기는 5월 7일까지다.


국회 정무위원회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후임자 하마평을 흘릴 법도한데, 아직 후보군이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인사시스템이 가동되지 않은 것"이라며 "윤 원장의 연임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적으로 보면 새로운 인물을 발탁할 때마다 불거진 인사리스크와 문재인 정부의 '인사청문회 공포증'도 윤 원장의 연임설에 힘을 실고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 한번 믿고 일을 맡긴 사람을 좀처럼 바꾸지 않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도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윤 원장도 연임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임에 성공할 경우 '금감원 최초 연임 원장' 타이틀을 갖게 된다. 금감원은 공식적으론 "윤 원장이 예정대로 임기를 마칠 예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감원 노조가 윤석헌 원장 퇴진운동을 벌이고, 금융사들도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건 그만큼 윤 원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이라며 "그동안 괴리된 이유였던 원로학자의 고집을 좀 꺾고, 금융권에 융화되라는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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