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실적 개선 성공
'렉라자' 국내 신약 31호 등 개발 결실
유한양행이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통해 신약개발의 결실을 맺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이 2018년부터 올해까지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한 신약은 총 5건, 액수로는 4조원에 달한다.
2018년 7월 스파인 바이오파마에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YH14618'을 2억1816만 달러(약 2447억원) 규모에 기술수출한 데 이어 2019년엔 얀센, 길리어드, 베링거인겔하임 등 다국적 제약사에 대규모 기술수출을 하는 성과를 거뒀다.
얀센, 길리어드,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계약 규모는 각각 1조4000억원, 8800억원, 1조5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8월에는 프로세사파마슈티컬에 위장관질환 치료제를 4억1050만 달러(약 4604억원)에 기술수출했다.
특히 얀센에 기술수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경우 당시 계약금으로만 5000만 달러(약 560억원)에 달했다. 이후 렉라자와 얀센의 이중항체 항암제 '아미반타맙' 병용 임상 투약이 시작되면서 1억 달러(약 1100억원)를 추가로 받았다.
유한양행에 따르면 아미반타맙 병용 임상에서는 객관적 반응률이 100%로 나타났고, 기존 치료제에 내성을 보인 환자에 대한 효능도 확인했다. 이는 내성에 효과가 좋은 표적항암제인 3세대 치료제 오시머티닙(타그리소)과 비교해도 효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렉라자는 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으면서 국내 31호 신약이 됐다.
렉라자는 2015년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도입한 후보물질이었다. 회사는 전임상 직전 단계였던 렉라자를 사들여 전임상과 임상을 통해 가치를 확인, 얀센에 기술수출했다.
오픈이노베이션은 유한양행이 내세우는 신약 개발 성공 전략이다. 오픈이노베이션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고,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걸 뜻한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2015년 취임 직후부터 R&D(연구개발)에 통 큰 투자를 시작했다. 오스코텍과 같은 바이오 벤처와 협업하면서 파이프라인을 27개로 늘렸고, 바이오 벤처 총 35곳에 투자해 4조원대 기술 수출 계약을 이끌어냈다.
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이 5~6년 전부터 꾸준히 진행해온 오픈이노베이션 전략과 연구개발 투자가 이제 열매를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렉라자의 경우 블록버스터급 신약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고, 현재 보유 중인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 소식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파이프라인이 서른 개 정도 되는데 '제2의 렉라자'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 중"이라면서 "기존엔 항암제와 대사질환 위주로 개발해왔다면 최근에는 퇴행성 뇌질환 분야 신약을 개발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