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전 24득점 맹활약...4연패 탈출 견인
브루나-김다솔 등 동료들 격려하며 자신감 불어넣어
‘배구 여제’ 김연경(33)이 화끈한 공격으로 최대 위기에 빠진 흥국생명을 건져 올렸다.
흥국생명은 19일 인천 계양체육관서 펼쳐진 ‘도드람 2020-21 V리그’ 여자부 KGC인삼공사전에서 세트스코어 3-1(25-18 22-25 25-17 25-22) 승리를 따냈다.
‘불화설’ '학교 폭력' 파문 속 핵심 전력인 이재영·이다영이 이탈한 뒤 흥국생명은 3경기 연속 0-3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지난 16일에는 올 시즌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던 IBK기업은행에 완패했다.
시즌 초반 라운드 전승을 달렸던 흥국생명은 5라운드 전패 위기에 몰렸다. 우승은 떼어 놓은 당상이라는 평가와 함께 ‘어우흥’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킨 흥국생명의 갑작스러운 부진은 김연경도 막을 수 없었다.
배구 코트를 넘어 사회적 빅이슈가 된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폭’ 후폭풍은 흥국생명 내부를 강타했다. 박미희 감독이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할 정도였다.
선수들은 경기에 집중할 수 없었고, 코트에서 후배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으며 이끌던 김연경마저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V리그에서 익숙하지 않은 셧아웃 패배 뒤에는 무거운 어깨를 감추듯 코트 바닥을 보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던 김연경이다.
이날은 달랐다. 2위 GS칼텍스에 추월을 허용할 위기에 직면한 흥국생명에 생명을 불어넣은 인물은 역시 김연경이었다.
김연경은 이날 24득점(공격성공률 51.21%)을 올리며 흥국생명에 승리를 안겼다. 1세트에 87.50%(7득점)이라는 놀라운 공격 성공률로 초반 분위기를 끌어오며 오랜만에 세트를 따냈다.
KGC인삼공사 디우프 활약에 눌려 2세트를 내준 흥국생명은 3세트 들어 김연경이 다시 힘을 냈다. 고군분투하는 디우프 공격을 막아낸 뒤 최근 보기 어려웠던 웃는 얼굴을 보여줬다. 세트를 따내는 마지막 득점을 올린 뒤에는 주먹을 불끈 쥐며 집중한 후배들을 다독였다.
국가대표 주전 세터 이다영이 빠진 자리에서 김다솔도 안정적인 토스를 했다. 김연경은 공격 성공 후 김다솔을 격려하며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리시브 안정과 함께 김다솔의 토스가 살아나면서 흥국생명의 ‘쌍포(김연경·브루나)’ 위력은 강해졌다. 감독 생활 이래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박미희 감독도 모처럼 흐뭇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4세트 중반에는 블로킹 포함 3득점을 연속으로 올리며 흥국생명에 리드를 안기고 포효했다. KGC인삼공사가 바짝 추격할 때 외국인선수 브루나가 결정적인 득점을 올리자 환호성을 내지르며 분위기를 띄웠다. 1세트부터 잘 풀렸던 브루나는 김연경과 기쁨을 나누며 모처럼 환한 미소를 띠었다. 브루나 살리기에 나선 김연경의 정성도 빛을 발한 순간이다.
흥국생명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팀의 정상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김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