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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명예회장 "렉키로나주, 변이에도 강한 치료제로 만들 것"


입력 2021.02.18 16:54 수정 2021.02.18 16:56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에 중화능력 부족한 건 인정

변이 치료제 개발 중… 6개월 내 임상2상 완료 목표

경증엔 효과 없고 중증엔 '독'이라는 주장은 무책임한 얘기

"음성전환 소요 시간 따지는 건 한국밖에 없어"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건부 허가를 받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CT-P59)의 임상 결과와 관련한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건부 허가를 받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CT-P59)의 임상 결과와 관련한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서 명예회장은 18일 오전 진행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렉키로나주의 임상2상 결과를 소상히 설명하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맞춤형' 항체치료제 개발에 나설 것이며, 어떤 변이에도 끝까지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렉키로나주가 영국 변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능력이 확인됐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에서는 중화능력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와 다른 후보 항체를 섞는 칵테일 방식으로 치료제를 개발할 예정이다.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개발본부장은 "이미 다양한 중화항체 풀을 확보했기 때문에 어떤 변이가 와도 대응할 수 있다"며 "이와 함께 변이를 구분할 수 있는 유전자 진단을 통해 맞춤형 치료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현재 중화항체 38개를 확보하고 있고, 이 중 32번 후보항체는 영국 및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도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능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를 주력으로 공급하는 동시에 32번 후보항체를 활용한 신규 '변이 맞춤형 칵테일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김성현 셀트리온 임상기획담당장이 렉키로나주의 바이러스 중화 기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셀트리온

서 회장 "중증 치료제가 경증에 효과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


이날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가 임상에서 일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경증 환자에 효과가 없다는 지적, 항체치료제가 중증 환자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등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성현 셀트리온 임상기획담당장은 "임상 2상 시험에 참여한 환자 수(327명)가 적다 보니 통계적 유의성에 대한 의문이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경증 환자에게서도 임상적 회복에 걸리는 시간이 2일 이상 단축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런 효과가 고가의 항체치료제를 사용하기에 경제성 측면에서 유효한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경증 환자에 효과가 없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서 명예회장 역시 "통계적 유의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300여명에게서 나타나는 바이러스 감소, 회복 기간 단축 등의 효과가 어떻게 우연일 수 있겠느냐"며 "중증을 치료하는 약이 경증 환자를 치료 못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거세게 반박했다.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개발본부장이 코로나 변이대응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셀트리온

바이러스 양성→음성 전환시간 논란에 대해서도 거세게 반박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양성에서 음성으로 전환되는 시간(음전 시간)이 임상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서 명예회장은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다"며 "한국 식약처와도 음전 부분은 주요 평가변수가 될 수 없다고 이미 협의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항체치료제가 중증 환자에게는 ADE(antibody-dependent enhancement) 반응을 일으켜 '독'이 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ADE는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나 백신을 투여한 사람이 추후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증세가 훨씬 더 심각해지는 걸 말한다.


셀트리온 측은 "항체로 인해 바이러스 증상이 심해지거나 바이러스 양이 증가하는 ADE 현상은 특이 조건이 맞을 때만 가능한 일"이라며 "중화항체를 개발한 후 세포실험 등을 진행한 결과 ADE 부작용을 발견한 적 없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서 명예회장은 "ADE는 코로나19 환자에게서 보고되지 않았다"며 "이게 약이 아니라 '독'이라고 표현하는 건 너무 무책임한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렉키로나주 공급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셀트리온

기술주권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면 백신 개발 나설 수도


가격이 비싸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제조원가로 공급해도 물론 가격이 싸지는 않다"면서 "하지만 글로벌 경쟁사가 판매하는 가격의 5분의1 수준에 렉키로나주를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치료제로 비즈니스를 할 생각이 없다"면서 "정부 보조금보다 회사의 개발비가 월등히 많이 들어간다. 자국 국민을 지키기 위해 국내 기업들이 기술 주권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시작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기업들 중에서 백신이 나오지 않는다면 (셀트리온이) 어쩔 수 없이 백신까지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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