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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설 민심…양아치 공무원 보기는 싫은데


입력 2021.02.18 08:00 수정 2021.02.17 15:18        데스크 (desk@dailian.co.kr)

‘조국, 추미애, 박범계, 김명수, 황희 같은 사람들 그만 보고 싶다’

문재인 정부 발족 이후 신뢰의 위기는 큰 국가적 위기에 해당

문정부 들어 양아치 같은 공직자의 범람과 어이없는 일 연이어져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정당들이 설 민심을 전했다. 야당은 “문 정부에 대한 기대 심리가 사라지면서 거품이 꺼지고 있다”고 했고, 여당은 “민생과 경제회복에 매진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한다.


밖에서 보기에는, 국민들 사이에서 민주당에 대한 지지 철회가 늘어난다는 말도 맞고, 국민들의 삶이 더 힘들어진다는 말도 맞다.


그런데 정당들이 놓친 부분이 있다. ‘조국, 추미애, 박범계, 김명수, 황희 같은 사람들을 이제는 그만 보고 싶다’라는 민심 말이다.


이 다섯 명의 전.현 공직자가 이 나라에 끼치는 악영향이 엄청나다.


황희 문체부장관의 경우, 관련 분야에 대한 전문성 부족은 말할 것도 없고, 학위 논문 표절, 자녀 유학비 출처, 재산 증식 등 온갖 의혹이 제기돼 국민들은 “설마 저 사람이 임명되겠나?” 했다가,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


“한 달 생활비 60만원” “의원 세비 전액 저축” “명절선물로 1년 먹고살기” “집에서 머리 손질” 등을 보고 들은 한국 젊은이들이 그냥 인생 막살까 봐 겁이 난다.


젊은이들과는 별도로 자녀를 키우는 부부들은 황 장관 일도 어이없지만, 조국, 추미애, 박범계 등 전·현직 법무부장관 때문에 가정교육에서 곤란을 겪는다.


최근의 인사청문회를 지켜보거나 다른 매체로 뉴스를 본 자녀들이 인사청문회 무용론 또는 대통령의 인사 독주 등에 관해 질문하면 정말 괴롭다고 하소연한다.


사실 역대 정부의 법무장관을 보면 민주당 시절의 이병하 장관은 5·16쿠데타 발발로 보름 만에 물러났지만, 그 이후도 정치근(1982), 박희태(1993), 김태정(1999), 안동수(2001), 조국(2019) 등이 이틀이나 한 달 여만에 퇴진했다.


다른 국무위원도 아닌 ‘정의’가 붙은 법무부(Ministry of Justice) 장관은 법적,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고 정의로워야 한다고 기대하는 국민들의 시선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국민들의 더 큰 걱정거리는 ‘재판의 명수(名手)가 아니라 거짓말의 명수’라는 비판을 받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존재이다.


살다 보면 사람은 본의 아니게 남과 다툼에도 말려들기도 한다. 보통의 사람들은 살인, 강간, 국가보안법 위반보다는 성추행, 폭력, 교통사고, 채권 채무, 사기 등을 범하거나 고소 고발되는 경우가 생긴다.


대법원 집계를 보면 지난 2019년 전국 법원에 접수된 사건은 663만 건으로 각종 형사사건이 154만 건(23%)이고 민사사건 475만 건(71%)이었다. 일 년 365일 하루 평균 1만 8000건이 넘는 문제들이 법원으로 몰려들고 있다.


또 2019년에는 고소 고발이 65만 건을 넘어섰다. 인구 1만명 당 고소 고발 사건이 이웃 일본은 2건 정도이지만, 우리는 125건이 넘어, 가히 만인에 의한 만인의 고소 고발전이 벌어지고 있다.


개인, 이웃 간은 물론 정치 종교 교육 심지어는 법원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는 고소 고발 천지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신뢰나 대화가 바닥났다는 경고다.


그런데 시시비비를 가려 주어야 할 3000명 판사의 대표자가 ‘거짓말의 명수’라니, 국민들의 걱정이 엄청나다. 국민들은 법원에 가면 거짓말이 드러나고 참(진실)이 이김으로써 이 사회의 조각난 신뢰가 이어지겠는지 생각하고 산다.


검찰에서 진술을 거부하던 조국 전 장관도 법원에서는 말을 한다지 않는가?


형사나 민사재판은 거짓말을 가리는 일이 재판의 핵심일 텐데, 대법원장이 저러니 참 고약하게 됐다. “법원이 국민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는 한 법원장의 취임사가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대법원장이 정치판의 기세에 눌려서 빌빌거리니, 재판이 정치 권력이나 여론 몰이꾼이나 내부 간섭 등으로부터 부당한 영향을 받지 않고 공정하게 진행되리라는 믿음이 약해진다.


국민들 사이에서 생기는 신뢰의 위기는 문재인 정부 발족 이후 저지른 어떤 실책(失策)보다도 큰 국가적 위기에 해당한다.


이 정부가 출범할 때 대통령의 취임사는 거의 황홀(恍惚)했다.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분 한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습니다…….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되짚어 생각해 보면, 이 정부 들어 양아치 같은 공직자들의 범람과 어이없는 일들이 연이어 생기고 사라지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거짓말의 명수’ 대법원장의 출현도, 흠결 덩어리 장관들의 등장도 또 2017년 이후의 각종 엉터리 정책이나 웃기는 인사(人事)도 모두 이 거짓말 범벅인 취임사에서 출발한 게 아닌가 한다.


결국, 대통령이 겉으로는 우리 같은 보통 국민을 섬긴다고 하면서, 사실은 무시하고 있다고 하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정당들은 이런 설 민심은 왜 듣지 못했을까?


글/강성주 전 포항MBC 사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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