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올 초 공개한 신제품 내달 출시로 시장 공략 속도
하이엔드 LCD로 가격·품질 두마리 토끼로 성장 주도 기대
미니 발광다이오드(LED)가 자발광(스스로 빛을 내는)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마이크로LED를 넘어 올해 TV 시장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TV업체들이 올 초 앞다퉈 공개한 제품들의 출시가 다가오면서 프리미엄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잡으면서 시장의 주력으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내달 중 미니LED TV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으로 올해 TV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는 원동력이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니 LED는 액정표시장치(LCD) 백라이트로 사용되는 일반 LED 대비 광원의 크기가 10분의 1 미만인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LED 발광 소자를 사용해 동일한 면적의 디스플레이에 더 많온 광원 소자를 배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통해 보다 밝은 화면을 구현할 수 있어 전체적으로 화질을 향상시키고 로컬디밍(화면분할구동) 영역을 세분화해 기존 LCD의 약점인 명암비를 올려 보다 정교한 명암 조절도 가능해져 LCD 기반에서 가능한 최고의 기술을 구현한다.
양사는 올해 초 온라인으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 나란히 올해 TV 신제품으로 미니LED를 선보이고 프리미엄 TV 시장의 전략적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 LED 소자 대비 40분의 1크기를 구현한 '퀀텀 미니(Quantum Mini) LED'를 적용한 ‘네오(Neo) QLED TV’를 선보였다. 이미 미국에서 사전주문을 받기 시작했으며 내달 중 국내에서도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도 ‘LG QNED’로 명명한 미니LED TV 10여개 모델을 선보이고 1분기 중 국내를 비록산 글로벌 시장에 본격 판매할 계획이다.
이제 업계의 관심은 미니LED가 올해 TV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원동력이 될지와 함께 대중화 측면에서 자발광인 OLED와 마이크로LED를 넘어설수 있을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OLED는 유기물 기반의 자발광 소재를 활용해 LED 자체가 스스로 빛과 색을 내는 구조로 LCD와 달리 백라이트가 필요없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다.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LED가 적용되는 마이크로 LED는 OLED와 같은 자발광이지만 유기물 소재가 아닌 무기물 소재가 사용돼 수명이 길고 번인(Burn-in·잔상) 문제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높은 가격으로 대중화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마이크로LED에 비해 대중화에 한 발 앞서고 있는 OLED도 아직 전체 TV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에도 못 미치고 있다.
마이크로LED는 지난 2018년 상업용으로 첫 선을 보인 이후 최근에야 첫 가정용 제품(110형)을 내놓은 상황이다. 출시를 하기는 했지만 출고가만 1억7000만원에 이르러 당장 대중적인 수요 창출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미니LED가 높은 가성비(가격대비성능)로 프리미엄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LCD 기반으로 높은 기술력을 구현하면서도 제조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프리미엄을 구현할 수 있다.
미니LED를 채택한 TV용 패널 가격은 TV용 OLED 패널 가격보다 15% 저렴해 하이엔드(고가) 시장에서 비용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또 미드레인지(중가) 시장에서도 미니 LED가 일반LED가 적용된 LCD를 대체하며 상대적으로 넓은 범위의 시장을 점유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때문에 대중화 측면에서는 삼성과 LG가 각각 자발광 TV제품으로 밀고 있는 마이크로LED와 OLED에 비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양사는 프리미엄에서 초프리미엄 시장을 타깃으로 한 자발광 제품은 미니LED와 타깃 시장과 가격대가 달라 간섭효과(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미니LED라는 새로운 하이엔드 LCD 제품이 등장하면서 대중화가 빠르게 이뤄질 경우, 자발광 제품의 보급은 그만큼 늦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LCD와의 디스플레이 가격 격차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차이가 있다는 점도 약점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55인치 4K(UHD·해상도 3840×2160) OLED 패널 가격은 510 달러(약 56만원)로 같은 크기와 해상도를 가진 LCD 패널(178달러·약 19만원)의 2.86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물론 미니LED의 경우 일반LED보다 크기가 작은 광원 소자를 사용하고 그만큼 많은 소자를 배치하는 만큼 패널가도 높아질 수밖에 없어 일반LCD에 비해 OLED와의 패널 가격 차이는 줄어든다.
하지만 OLED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높은 품질을 구현할 수 있는 미니LED가 품질과 가격측면에서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아이템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니LED가 자발광인 OLED와 마이크로LED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아 대중화에는 유리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수요가 여전해 TV 시장의 추가 성장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니LED가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