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내 불화설 이어 간판선수 학교 폭력 논란
최악의 팀 분위기 속 올 시즌 첫 3연패 부진
압도적인 선두를 질주하던 흥국생명이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흥국생명은 11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1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한국도로공사와 원정 경기서 세트스코어 0-3(16-25 12-25 14-25)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17승 6패를 기록하며 승점 50에 머물렀다. 2위 GS칼텍스와 격차는 승점 8로 다소 여유가 있지만 최근 팀 분위기가 워낙 좋지 않아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시즌 중 선수단 내 불화설이 제기됐던 흥국생명은 지난 7일 한 선수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나 큰 충격을 안겼다.
이어 쌍둥이 자매 이재영과 이다영이 학창 시절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이며 선수단 분위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피해자의 고발로 인해 두 자매는 10일 각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자필 사과문을 올리고 학폭 피해자들에게 공개 사과했다. 구단도 공식 사과에 나서며 뒷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충격에 빠진 것으로 전해진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결국 팀 전력에서 이탈했다. 학폭 논란 이후 열린 한국도로공사 원정길에 동행하지 않았고, 현재 팀 숙소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흥국생명은 충격적인 3연패에 빠졌다. 결과는 물론 과정도 좋지 않았다. 셧아웃 패배를 당하면서 흥국생명이 3세트 동안 얻은 점수는 42점에 불과하다. 완패를 당하는 데 걸린 시간은 1시간 8분에 불과했다. 이는 올 시즌 V리그 남녀부 통틀어 최단 시간 경기다.
‘배구여제’ 김연경이 분전해봤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 주축 레프트 공격수와 세터가 빠져 나간 빈자리는 컸다. 단순히 전력 약화를 넘어 현재 선수단 분위기가 최악인 상태다.
현 상태대로라면 흥국생명의 추락은 불 보듯 뻔하다. 정규리그 종료까지 7경기를 남겨 놓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선두 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
2위 GS칼텍스와는 승점 8차이로 아직도 여유는 있지만 이 또한 이재영과 이다영이 정상적으로 팀 전력에 보탬이 됐을 경우다. 여기에 구단과 연맹이 징계를 내릴 것으로 보여 최악의 경우 남은 정규리그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할 수도 있다. 설명 정규리그 안에 돌아온다 해도 빠르게 멘탈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흥국생명은 지난 3라운드에서 2승 3패로 주춤했다. 당시만 해도 위기가 찾아온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이 가득했다. 하지만 5라운드를 아직 2경기나 남겨 놓고 있는 상황에서 벌써 3패를 당했다. ‘어우흥’일 것이라는 대다수의 예상이 조금씩 어긋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