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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티볼리 에어, 가성비 넘어 첨단을 입었다


입력 2021.02.12 10:00 수정 2021.02.10 14:11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착한 가격, 차박에 적합한 광활한 러기지 공간 그대로

첨단운전자보조, 인포콘 등 첨단 사양으로 업그레이드

티볼리 에어. 투톤 컬러의 조합이 MINI 컨트리맨을 닮았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쌍용자동차의 소형 SUV 티볼리의 롱바디 버전인 ‘티볼리 에어’는 2016년 출시 당시 소형 SUV면서도 넉넉한 적재공간을 제공하는 ‘가성비 끝판왕’으로 각광받았다.


2019년 상위 차급인 코란도와의 판매간섭 문제로 단종됐다가 지난해 부활한 티볼리 에어는 최근 유행하는 ‘차박’에 적합한 러기지 공간 뿐 아니라 자동차 업계 최신 트렌드에 걸맞은 각종 편의·안전사양까지 갖추고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최근 티볼리 에어를 몰고 수도권 일대 고속도로와 국도 등을 주행해봤다. 시승 모델은 상위 트림인 A3로, 1.5ℓ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장착된 전륜구동 방식이었다.


5년 전 출시 당시부터 호평을 받았던 티볼리의 세련된 외모는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한층 성숙하고 디테일해졌다. 특히 티볼리 기본 모델보다 25.5cm나 길게 뽑아낸 티볼리 에어의 차체는 늘씬한 매력까지 더해준다.


티볼리 에어 옆모습.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사실 동일한 크기의 휠베이스에 차체만 늘린 파생 차량은 자칫 디자인적 불균형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으나 티볼리 에어는 마치 원래 그 디자인을 염두에 두고 비례를 구성한 듯 어색함이 전혀 없다.


시승 모델은 강렬한 레드 바디에 화이트톤의 루프가 조화를 이룬 투톤 컬러의 조합으로 멀리서 보면 MINI 컨트리맨의 느낌이 나기도 한다.


일반 티볼리(앞)와 나란히 선 티볼리 에어. 후륜 뒤쪽으로 뻗은 리어 오버행의 차이가 확연하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후륜 뒤쪽으로 길게 뻗은 러기지 공간은 뒷좌석 탑승자의 레그룸에는 별 기여를 못하지만 짐을 싣거나 ‘차박’을 하는 데는 훌륭한 역할을 한다. 2열 좌석을 접으면 중형 SUV 못지 않은 공간이 펼쳐진다. 길이 1879mm, 용량 1440ℓ가 확보되니 웬만한 장신의 성인 남성도 편하게 다리를 뻗고 누울 수 있다.


2열을 접었을 때 바닥면을 굴곡 없이 평평하게 만든 것도 차박족들을 위한 배려다. 차박시에도 중요한 짐들은 별도 보관할 수 있도록 러기지 바닥(트레이)을 걷어내면 별도의 적재공간이 나온다. 2열 폴딩은 레버를 당기면 원터치로 가능하다.


전폭에서는 소형 SUV의 한계가 느껴지지만 어차피 차박에서 중요한 제원은 ‘폭’ 보다는 ‘길이’라고 할 수 있으니 티볼리 에어는 차박 용도로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에게는 착한 가격에 높은 가치를 제공해주는 차라고 할 수 있겠다.



기본 러기지 공간(왼쪽)과 2열 폴딩시 러기지 공간. 2열 폴딩시에는 길이 1879mm, 용량 1440ℓ의 공간이 확보되며, 바닥면도 굴곡 없이 평평해 차박에 적합하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사실 티볼리 에어가 재출시됐을 때 우려됐던 부분은 용도 측면이 아니라 첨단화된 편의·안전 사양에 어느 정도 적응했을지의 문제였다. 다행히 2021년형 티볼리 에어는 해당 연도에 걸맞은 세련된 사양들로 무장했다.


요즘 ‘없으면 서운하다’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대표적이다. 티볼리 에어에는 차선중앙유지보조(CLKA)를 비롯한 딥컨트롤(Deep Control)이 적용돼 장거리 주행시에도 피로감을 덜어준다.


실제 시승 과정에서 핸들을 쥔 손의 힘을 빼보니 곡선 주로에서도 차로 중앙에 맞춰 안정적으로 알아서 조향을 해준다.


위급 상황이 아니면 테스트가 불가능한 기능이긴 하지만, 후측방에서 다가오는 물체와 충돌 위험이 있을 경우 긴급 제동하는 후측방 접근충돌방지보조(RCTAi), 청각경고를 통해 하차 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탑승객하차보조(EAF)도 적용됐다.


티볼리 에어 인테리어. 10.25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와 9인치 AVN이 조합된 블레이즈 콕핏으로 차급 이상의 고급감을 갖췄다. ⓒ쌍용차

10.25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와 9인치 AVN이 조합된 블레이즈 콕핏은 티볼리 에어가 단지 ‘가성비’만 추구하는 차가 아님을 증명해준다. 운전 편의성은 물론, 시각적으로도 고급스런 느낌을 준다.


원격제어나 엔터테인먼트 등 커넥티드카 기능을 제공하는 ‘인포콘(INFOCONN)’ 시스템도 탑재했다.


차량 시동 및 에어컨·히터, 도어개폐 등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고, 차에서 집안의 가전제품 등을 컨트롤할 수도 있다. 음성인식 기반 맛집정보·번역·인물 등 다양한 지식검색, 니지뮤직·팟빵 등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즐길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요즘 새로 출시되는 신차들과 견줘도 부족함 없는 최신 사양들을 두루 갖췄다.


티볼리 에어 주행 모습. ⓒ쌍용차

티볼리 에어의 달리기 성능은 일반 티볼리에 비해서는 다소 부족하지만 애초에 퍼포먼스 지향의 차는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난한 수준이다.


1.5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63마력에 26.5kg·m의 최대토크를 제공한다. 특히 1500rpm의 저회전 영역대에서부터 최대토크가 나와 실용 영역대에서 답답한 느낌은 없다.


급회전 구간에서 핸들을 꺾는 재미도 일반 티볼리에 비해 떨어진다. 꽁무니가 두 뼘이나 더 달렸으니 불가피한 일이다.


SUV치고는 지상고가 낮아서인지 고속 주행에서 안정감은 양호한 수준이다. 2016년 첫 출시 당시의 티볼리 에어보다 소음·진동도 한층 개선됐다.


티볼리 에어에는 4륜구동 모델이 없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지만 주행모드에서 빙판길이나 눈길 주행을 돕는 윈터(Winter) 모드를 선택할 수 있어 어느 정도 보완된다.


시승 기간 동안 평균연비는 10.6km/ℓ가 나왔다. 시내 정체구간 주행이 많아 정부 신고연비(18인치 휠 기준 11.8km/ℓ)에 다소 못 미쳤다. 가솔린 엔진인데다, ‘차박공간’을 달고 다니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티볼리 에어 실내를 '차박'에 적합하게 구성한 모습. ⓒ쌍용차

‘가성비’라는 상징성은 자칫 고급감과 반대되는 이미지를 부여할 위험이 있다. 하지만 첨단 기술력과 고급 사양을 더한 지금의 티볼리 에어는 굳이 가격을 앞세우지 않고도 충분한 가치를 제공해주는 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티볼리 에어는 1898만원짜리 A1과 2196만원짜리 A3 등 2개 트림으로 단출하게 운영된다. 시승 차량은 A3에 투톤 익스테리어, 딥컨트롤, 인포콘, 파퓰러 컬렉션, 블레이즈콕핏, 천연가죽시트, 스포츠 페달, 카본 아웃사이드미러, 테일게이트 LED램프 옵션 등이 장착된 2728만원짜리 모델이다.


불필요한 내외장 옵션을 제거하고 2400만원 수준으로 구성하면 ‘가성비와 첨단’의 균형이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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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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