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과 품격 공존하는 디자인 혁신…"익숙함? 안주하면 안돼"
도로를 장악하는 우월한 퍼포먼스…'달리는 맛' 제대로 살렸다
"운전의 즐거움을 위해 태어난 프리미엄 스포츠 쿠페, BMW 뉴 4시리즈를 공개합니다!"
가림막을 치우자 웅크려있던 근육질의 야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요란하고 화려한 장식 없이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뿜어내는 뉴 4시리즈는 야성적인 매력에 품격까지 두루 갖췄다는 평가가 아깝지 않았다.
BMW코리아는 지난 5일 인천 운서동 BMW드라이빙센터에서 BMW 뉴 4시리즈 시승회 및 전략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독특한 언택트 스타일로 진행됐다.
'M 브랜드' 전략 발표회는 기자들이 한 명씩 차 안에서 대형스크린·라디오를 통해 설명을 듣는 '자동차 극장' 스타일로 진행하며 'BMW라서 가능한' 기술력과 센스를 과시했다.
이어 BMW 뉴 4시리즈를 처음 선보이는 이벤트홀에는 30여개의 1인용 부스가 설치돼 참석자 간 철저한 거리두기가 이뤄졌다. 한국의 코로나19 종식을 기원하는 BMW코리아의 세심한 정성이 돋보인 부분이다.
원형으로 배치된 1인용 부스들 중앙에서는 뉴 4시리즈가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뉴 4시리즈의 디자인 하이라이트는 단연 차량 전면부의 수직형 키드니 그릴이다. 기존 수평형 키드니 그릴에서의 과감한 혁신은 '익숙함에 안주하는 것이 더 위험하지 않을까'라는 반문에서 시작됐다는 게 BMW 측의 설명이다.
임승모 BMW그룹 시니어 디자이너는 "사람들이 수평형 키드니 그릴을 오랜 시간 봐왔기 때문에 낯설게 느끼는 건 당연하다"며 "하지만 익숙함을 적절하게 꼬아 고객들에게 새로움을 선보이는 것은 좋은 기회이자 디자인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정측면에서 바라본 뉴4 시리즈는 호랑이와 코뿔소를 반반 섞은 듯, 탄탄함속에 둔중함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 인상이다. 정밀한 라인과 간결한 표면으로 완성된 측면은 마치 맹수의 근육으로 이뤄진 듯 풍부한 볼륨감이 느껴졌다.
임 디자이너는 "단순한 디자인이 소란스러운 디자인보다 더 눈길을 끌고 디자인의 신선함을 오래 지속시키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라인의 사용을 절제하면서도 캐릭터의 임팩트를 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인테리어에서도 야성과 품격이 공존했다. 외관의 캐릭터라인과 대칭을 이루는 투톤 가죽 마감, 센터 콘솔을 높여 조수석과 명확하게 분리한 운전석, 은은하게 빛나는 센터페시아 버튼들은 전투기 콕핏에 들어온 기분을 선사했다. 세련된 구성의 디지털 계기판과 헤드업디스플레이(HUD)는 운전 편의는 물론 '보는 맛'까지 보장한다.
인천 영종도를 한 바퀴 크게 도는 시승코스로 진입하기 위해 가속 페달을 살포시 밟았다. 사냥감을 향해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야수처럼 정숙하고 부드러웠다. 몸을 한껏 낮추고 네발로 달리는 듯 균형 잡히고 안정적인 감각이 잘 느껴졌다.
뻥 뚫린 직선 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지긋이 밟아주자 야수의 진정한 면모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깊고 무거운 "으르렁" 엔진음과 함께 차체는 앞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 시원한 속도감을 선사했다. 도망치는 사냥감을 덮치는 듯 파워풀한 퍼포먼스는 순식간에 뿜어져 나왔다.
낮은 무게중심과 차체 밸런스 덕분에 도로와 타이어가 맞닿는 느낌이 고스란히 발끝을 타고 올라왔다. 뿐만 아니라 급격한 커브길에서도 아스팔트를 콱 쥐어 잡은 듯 안정적인 핸들링이 펼쳐진다.
이처럼 '야수 같은' 주행감각은 BMW의 기술력이 뒷받침한다. 뉴4 시리즈는 바퀴의 위쪽이 차체 중앙을 향해 살짝 기울어진 '네가티브 캠퍼'가 적용됐다. 덕분에 코너링 시 타이어 접지면적이 높아져 핸들링 성능이 강화됐다.
아울러 뉴 3시리즈 세단 대비 21mm 낮은 차체 무게중심, 향상된 차체 강성, 세심하게 조정된 섀시 지오메트리 및 마운팅 기술로 최상의 민첩성을 선보이고 핸들링이 더 정교해졌다. 이밖에도 차체 경량화와 무게 배분을 동시에 이뤄내 퍼포먼스를 더욱 향상시켰다.
파워트레인을 보면 야수의 위력이 더욱 쉽게 이해된다. 420i M 스포츠 패키지 기준 최고출력은 184마력, 최대토크는 30.6kg·m, 안전 최고속도 240km/h,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시간은 7.5초에 불과하다.
운전자 보조기능도 빠진 것 하나 없다. 전방충돌경고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제한속도 정보 시스템, 후진 어시스턴트 등이 기본 적용됐다. 또한 스마트폰만으로 문을 여닫을 수 있는 '디지털 키' 기능과, 자율주행에 한 발짝 가까워지는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및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첨단 편의사양도 빠짐 없이 챙겼다.
한편 국내에는 쿠페 라인업인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가 지난 2일 먼저 출시됐다. '뉴 M440i xDrive 쿠페'와 컨버터블 라인업의 '뉴 420i 컨버터블 M 스포츠 패키지'는 내달 중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며, 이어서 '뉴 M440i xDrive 컨버터블' 및 그란쿠페 모델이 올 하반기에 출시돼 뉴 4시리즈 라인업이 완성될 예정이다.
가격은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가 5940만원, 뉴 M440i xDrive 쿠페가 8190만원이며, 뉴 420i 컨버터블 M 스포츠 패키지는 6790만원이다.(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3.5% 적용 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