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내 증권사 존재감 두각...작년 주식투자 늘면서 실적 껑충
KB증권 순이익 65% 급증, 하나금투 순이익도 같은기간 47% 증가
지난해 KB금융에 이어 신한과 하나금융지주 등 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증권사의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동학개미의 사상최대 주식투자 열풍이 불면서 증권사의 실적 개선이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지난 5일 코스피는 전장대비 33.08포인트(1.07%) 상승한 3120.63에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900억원, 2343억원을 동반 순매수한 가운데 개인이 홀로 4021억원을 팔았다. 고객예탁금은 66조원을 웃돌고 있고 신용융자 금액도 20조5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주식시장에 돈이 몰리면서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로 이어지고 있다. 증권사 계열사를 두고 있는 금융지주들의 실적 개선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발표한 KB증권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4256억원으로 65% 급증했다. 주식투자 열풍으로 주식 거래대금과 고객 수탁고가 늘면서 수탁수수료가 2451억원에서 5953억원으로 143% 급증했다. .
KB증권 실적 개선 덕에 KB금융지주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KB금융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3조455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4.3% 증가한 규모다. 지주에서 비중이 가장 큰 KB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298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8% 줄었다.
하나금융지주의 연결당기순이익도 전년동기대비 10.3% 증가한 2조6372억원을 기록했다.
역시 핵심 관계사인 하나은행의 실적 비중이 크지만 당기순이익 1297억원으로 전년대비 6.1% 감소한 실적을 냈다. 이자이익과 수수료 이익도 전년대비 4.5% 감소한 2813억원에 그친 가운데 하나금융 역시 비은행 부문의 실적 개선이 뚜렷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주식투자 급증으로 410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대비 46.6% 증가한 수치다.
다만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의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9.9% 감소한 1548억원을 달성했다. 라임 펀드 관련 손실 등의 여파로 대손상각비 1058억원이 반영된 탓이다. 다만 주식거래가 급증하면서 신한금융투자 역시 수수료 수익이 전년동기대비 45.6%가 증가한 7406억원을 기록했다.
이외에 주요 증권사들도 지난해 동학개미의 투자 열풍에 따른 호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818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2%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1조1047억원으로 업계 최초로 1조원 클럽을 달성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주식투자 열풍으로 증권사의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이 늘면서 실적 증가세로 이어졌다"며 "올해 대출규제와 배당자제 등 위축된 은행계열사에 비해 증권사의 선전이 금융지주 실적개선에 기여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