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원에 막말 퍼부은 갑질 학원강사 논란
청담러닝 측 "직원은 퇴사, 강사 아닌 셔틀도우미"
에이프릴어학원 동작캠퍼스에서 1개월 일하고 퇴사해
배달기사에게 "공부 잘 했으면 배달일 하겠냐"며 막말을 퍼부은 한 학원 강사의 녹취록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해당 학원 본사가 입장을 내놨다.
3일 청담러닝은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직원은 에이프릴어학원 동작캠퍼스에서도 1개월정도 셔틀 도우미로 근무했고 2월 1일 마지막 근무 후 사건이 발생한 2일 퇴사했다.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되어 본사와 해당 가맹점 모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본사는 "재발방지차원에서 적절한 조치를 요청한 상황이고 15년 이상 가맹사업을 운영하며 어디서도 이와 같은 사례가 전무했기 때문에 본사 및 모든 가맹점 직원 전체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안을 계기로 본사는 가맹점과 함께 재발방지 및 양질의 교육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더욱던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논란은 지난 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배달 갑질학원 녹취록'이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되면서 시작됐다.
배달대행업체 운영자라고 밝힌 누리꾼 A씨가 불만을 제기한 주문자와의 통화 녹취록과 함께 "우리 기사 중 한 명이 너무 황당한 일을 겪고 억울해한다"며 "어이가 없고 화가 나서 여기에 글을 올려 의견을 묻고 싶다"고 적었다.
A씨에 따르면 배달대행업체 기사는 지난 1일 음식점 배달 대행 요청에 따라 한 학원으로 배달을 하러 갔다. 학원은 배달 앱을 통해 음료를 주문했으나 주소를 잘못 적어 배달원은 두 번 배달을 가야 했다.
이에 배달원이 학원 강사(셔틀 도우미)에게 배달비 3000원을 요구했고, 현금이 없던 학원 강사는 계좌이체를 하겠다며 배달원을 5분에서 10분 정도 밖에 세워뒀다. 기다리던 배달원이 다른 배달 주문건 때문에 학원 강사를 찾아가 "일단 결제부터 해달라"고 요구하자 강의 중이던 강사는 짜증 내며 돈을 지불했다.
이후 주문자는 배달대행업체로 전화해 불만을 표시하며 "할 줄 아는 게 그것밖에 없으니까 거기서 배달이나 하고 있다" "본인들이 공부 잘하고, 학교 다닐 때 공부 했으면 지금 배달이나 하고 있겠느냐" "내가 만원도, 이만원도, 삼만원도 줄 수 있다. 본인들 세건 해봐야 겨우 만원 버는 거 아니냐" 등 막말을 쏟아냈다.
이에 배달 대행업체 운영자가 "주소를 잘못 적으셔서 고생한 건 오히려 배달 기사님들"이라고 항의하자, 주문자는 "음악 듣고 오토바이 타면서 부릉부릉 돌아다니는 게 뭐가 고생이냐"고 말했다.
또 "결제를 빨리해주셨으면 되지 않냐, 무엇이 문제냐"는 대행업체 운영자의 질문에 "배달 기사가 코로나가 걸렸을지 어떻게 아느냐"는 동문서답을 하기도 했다.
A씨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 어느 가정의 한 구성원으로써 저런 말까지 들어야 되나"며 "그렇게 우리가 실수를 한건 지 궁금하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해당 녹취록을 들은 누리꾼들은 공분했고, 강사가 일하는 학원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논란 하루 만에 '갑질 학원강사'가 일하고 있는 학원이 알려졌고, '갑질 학원강사'는 강사가 아닌 원생들의 셔틀버스 승하차를 돕는 셔틀도우미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