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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어메이징한 꿈, 현실로…"테마파크에 야구까지"


입력 2021.01.27 05:00 수정 2021.01.28 09:15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신세계그룹 이마트, SK 와이번스 인수

단순 유통에서 벗어나 체험요소 접목 포석

유통·스포츠 결합 비즈니스 본격 가동

이마트는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 인수를 추진한다. 이번 인수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신세계그룹

“세상에 없던 어메이징(Amazing·놀라운)한 콘텐츠를 선보이겠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프로야구단을 인수하며 5년 전 자신의 신년사를 현실화 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이번엔 프로야구단인 SK와이번스를 인수하며 스포츠와 유통 시너지에 본격 속도를 낼 방침이다.


26일 신세계그룹은 인천 연고 프로야구단인 SK와이번스를 1352억8000만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이마트가 SKT가 보유하고 있는 SK와이번스 지분 100%를 인수하게 되며, 연고지는 인천으로 유지한다. 코칭 스태프를 비롯한 선수단과 프론트 역시 100% 고용 승계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통합과 온라인 시장의 확장을 위해 수년 전부터 프로야구단 인수를 타진해왔다”며 “특히 기존 고객과 야구팬들의 교차점과 공유 경험이 커서 상호간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판단해 SK와이번스 인수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마트의 SK와이번스 인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정 부회장은 야구 등 스포츠 전반에 대해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로야구는 물론 과거 재계 친목 야구팀에서 3년 동안 투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번 SK와이번스 말고도 과거 서울 히어로즈를 비롯해 여러 차례 야구단 인수 후보로 거론됐으며, 신규 구단 창단 시에도 유력한 후보로 손꼽혀왔다.


2019년에는 인천 문학경기장 일부 VIP 공간을 이마트 브랜드룸으로 선보이는 등 야구 관련 마케팅도 나선 바 있다.


이번 야구 외에도 ▲ 여자 프로농구(1998년~2012년) ▲ 컬링 대표팀(2012년~2018년) ▲ 여자축구 대표팀(2019년~2024년) 등을 지원하며 국내 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 유통 영역의 확장…"체험형 공간 제공 강력 의지"


그간 정 부회장은 쇼핑의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도 오프라인에서만 누릴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내비쳐 왔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수년 전부터 “유통의 영역을 확장하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5년엔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틀을 깨는 변신’을 주문하며 “식품, 의류, 가전 같은 기업은 물론이고 주말에 우리의 잠재적 고객을 흡인하는 야구장과 놀이공원도 신세계그룹의 경쟁자”라고 언급했다.


올해 신년사에선 “고객의 변화된 요구에 광적으로 집착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위기 의식을 불어넣기도 했다. 때문에 이마트의 SK와이번스 인수는 업종 간 경계를 넘어 전방위로 전개되는 커머스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그간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나 가전유통채널인 ‘일렉트로마트’, 만물상 잡화점인 ‘삐에로쑈핑’ 등의 사업을 추진하며 체험형 공간 마련에 힘을 쏟아왔다. 주력인 이마트 역시 지난해 오프라인 점포 리뉴얼에 전체 투자금액의 30%를 쏟기도 했다.


오프라인 매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 ‘상품’ 판매에 그치는 것이 아닌 고객의 ‘시간’을 팔아야 한다는 정 부회장의 철학이 주요 배경으로 작용한 것이다.


지난해 9월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대 SK 와이번스의 경기, 8대 6으로 승리한 SK 선수들이 자축하고 있다.ⓒ뉴시스
◇ 야구단 인수 ‘고객 경험 확장’에 기여


이번 야구단 인수도 쇼핑과 레저,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결합 차원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프로야구 관중의 60%가 20~30대 관객이라는 점에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사로잡을 수 있는 신의 한 수가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프로야구의 팬과 신세계그룹의 고객을 접목하면 다양한 ‘고객 경험의 확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대중적 인기가 높은 프로야구라는 콘텐츠를 구심점으로 삼아 신세계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기존 오프라인 유통채널과의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인수에 대해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을 결합한 ‘올라인(all-line)’ 전략의 일환으로 내다보고 있다. SSG닷컴이란 온라인 유통을 강화하기 위해 야구단 인수를 전격 결정했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야구단 인수와 연계해 상품 개발 역량을 최대한 활용, 식품과 생활용품 그리고 반려동물용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소개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젊은 야구팬들은 대체로 SNS에서도 활발히 활동한다”며 “야구장에서 이마트가 지닌 다양한 체험적 요소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산그린시티 화성국제테마파크 조감도ⓒ신세계그룹
◇ 플랫폼 전쟁 치열...소비자 접점 확대 ‘총력’


이번 이마트의 결정이 유통업이 플랫폼 전쟁으로 진화 중이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등 기존 유통의 한계를 넘어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넓히지 않고선 생존 자체가 어렵다는 얘기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 등 매장 리뉴얼과 별개로 2031년 개장을 목표로 경기도 화성 국제테마파크 조성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최신 IT기술을 접목한 테마파크와 호텔·쇼핑몰·골프장을 조성,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글로벌 복합테마파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니버셜 스튜디오나 디즈니랜드에 버금가는 아시아 랜드마크를 만들어 2026년 1차 개장 때 연간 1900만명, 2031년 완전 개장 때는 연간 3000만명의 관광객을 모으겠단 포부다. 계획대로라면 화성테마파크는 단순히 테마파크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신도시로 탄생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의 야구단 인수를 넘어 야구장 운영 계획에 주목하고 있다. 야구장 내 ‘이마트24’, ‘노브랜드 버거’, ‘일렉트로마트’ 등 계열사 매장을 단순 입점 시키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가족, 연인 단위 관람객이 많은 프로야구 팬 특성도 이마트에는 매력적인 요소다. 다양한 연령대에 이마트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과 동시에 복합쇼핑몰, 마트, 편의점, 외식업체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과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해 낼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은 명문 SK와이번스의 역사를 계승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성장 비전을 마련하고, 로드맵에 맞추어 차질없이 투자를 진행키로 했다”며 “프로야구 팬들의 야구 보는 즐거움을 위해 신세계그룹의 고객 경험과 노하우를 접목한 ‘라이프 스타일 센터’로 야구장을 진화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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