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등 주요기업 수시채용 전환 잇따라…계열사별로 채용 과정 주도
글로벌 경영환경 급변 대응능력 강화…신사업 투자, 인재확보 가속
현대자동차, SK그룹, LG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대졸 신입사원 공채제도를 폐지하고 연중 인재 수시채용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업무에 필요한 직무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맞춤형 인재'를 선발하고, 탄력적 인력 수급 등 장점을 활용해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내년부터 대졸 신입사원 정기 채용을 전면 폐지하고 전원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SK그룹은 매년 상·하반기 정기 채용과 수시 채용을 통해 연간 8500여명의 신입 사원을 선발해왔다. 이번 수시 채용 전환 방침에 따라 올해는 계열사별로 수시로 인재를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채용 규모는 각 사별 수요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예년 수준을 유지하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수시채용은 SK그룹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기업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앞서 LG그룹은 지난해 6월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진행해온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연중 수시채용으로 전환했다. 아울러 신입사원의 70% 이상을 채용 연계형 인턴십 제도로 선발하기로 했다.
또한 오프라인으로 실시하던 인·적성검사도 전면 온라인 방식으로 바꿔 계열사별로 따로 진행해 비대면 채용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2019년 10대 그룹 최초로 본사 인사부문이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하던 공채 제도를 각 현업부문이 인재를 직접 선발하는 수시채용 방식으로 전격 전환했다.
특히 인턴사원 채용도 연중 상시 방식으로 바꿨다. 인턴프로그램은 현업실습을 거쳐 입사 여부가 결정되는 '채용전환형 인턴'과 미래 경쟁력 분야의 유망 인재를 발굴하고 직무 경험·탐색 기회를 제공하는 '연구 인턴' 등 2가지 형태다.
이밖에도 IT업계, 금융사 등도 공채 폐지를 가속화 하고있어 수시채용 문화가 보편화 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지난해 상반기 기업 428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공개채용 대신 수시채용만 진행 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이 78.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기업들이 수시채용 전환에 나서는 것은 기존 공채 제도로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신속히 대응하는데 한계를 느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상·하반기 각 1회씩 연 2회 고정된 시점에 채용하는 기존방식으로는 미래 신산업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어렵고, 능력 있는 인재를 적기에 확보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본사 주도로 인재를 뽑는 기존 공채방식과 달리 수시채용은 현업부서가 원하는 시점에 필요한 인재를 직접 선발하는 등 채용과정을 주도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는 실제 업무에 필요한 직무역량과 전문성을 중심으로 인재를 선발할 수 있도록 해주고, 인력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 채용을 실시하지 않아도 돼 불필요한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지원자 입장에서는 광범위하게 스펙을 쌓는 대신 본인이 하고 싶은 일과 분야를 정하고 그 분야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는 데 집중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잇따른다.
일각에서는 수시채용 전환을 계기로 각 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매년 일정 수준의 대규모 인력을 선발해온 공채와 달리 수시채용은 기업이 필요할 때 사람을 뽑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미래 신사업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일정에 얽매이지 않는 채용 스케줄은 오히려 더 많은 인재 채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단순 스펙이 아닌 실제 업무에 필요한 직무역량을 갖춘 인재 중심의 채용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