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기업이 뛴다-72] 메리츠증권, 투자다각화로 'IB명가' 타이틀 잇는다


입력 2021.01.27 06:00 수정 2021.01.26 21:38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부동산PF 중심 수익구조 탈피 시도…대체투자·SOC로 투자범위 확대

트레이딩·자산관리 부문도 강화…11분기 연속 순이익 1000억원 돌파

서울 여의도 소재 메리츠증권 본사 모습. ⓒ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이 투자보폭을 넓히면서 수익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강화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를 딛고 대체투자, 사회간접자본(SOC)으로 투자영역을 넓혀 안정적인 기업금융(IB) 수익을 창출하는 등 사업전략 변화에 나선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IB부문 전략과 함께 개선되고 있는 리테일 수익으로 인해 메리츠증권의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메리츠증권의 총 영업이익은 708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의 6799억원 대비 4.2%(287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실적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깜짝 실적을 시현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메리츠증권의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2019년 12월 금융위원회가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져(대출·채무보증)를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규제하면서, 업계에서 부동산PF 규모가 가장 큰 메리츠증권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리츠증권은 당국의 규제를 사업다각화의 기회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우선 지난 한 해 동안 부동산PF 관련 우발채무를 과감하게 줄였다. 2019년 말 8조5327억원에 달했던 메리츠증권의 채무보증액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6조2163억원까지 줄어들었다. 리스크관리를 크게 강화함과 동시에 금융당국의 부동산금융 규제에 단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후에는 IB, 트레이딩 및 파생상품, 자산관리 부문으로 사업과 상품 다각화를 시도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국내 주요 물류시설의 지분 투자와 금융주선을 확대하면서 부동산PF 부문을 대체해나가기 시작했다. 실제로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6월 2000억원 규모의 인천 송도 남청라 물류 단지 PF금융 주선에 성공했다.


또 메리츠증권은 자금 조달을 주선했던 경기도 김포시에 위치한 '김포고촌물류센터'를 글로벌 상업용부동산 회사를 CBRE에 매각해 수익을 냈다. 평택 오송산업단지 '한국초저온물류센터'에 대한 PF금융주선도 성공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창원 사화공원 특례사업 시행사에 12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PF대출을 주선하면서 사업을 공공분야로 확장하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 정부가 추진중인 공공 임대주택 공급 정책에서도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PF를 주선하는 등 가장 큰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같은 사업 확장은 수익성 개선으로 돌아왔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3분기 162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55.6% 증가한 규모이며, 지난 2018년 1분기 이후 11분기 연속 1000억원대 순이익을 돌파한 기록이다. 1~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도 42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745억원으로 26.7% 폭증했다. 재무건전성 지표를 나타내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과 레버리지비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각각 1562%와 712%로 직전 분기 말 대비 173%포인트와 19%포인트 개선됐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춘 대체투자와 SOC 부문의 투자를 확대하면서 부동산PF 중심이던 체질을 지속해서 개선하고 있는 중"이라며 "앞으로도 수익성과 리스크를 고려한 양질의 투자로 건전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유지해 지속 성장이 가능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데 집중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리테일 사업 확장도 메리츠증권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외 증시가 반등하면서 메리츠증권은 주식·채권·주가연계증권(ELS) 등 트레이딩 부문에서 대규모 수익을 거뒀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준 메리츠증권의 트레이딩 부문 순이익 규모는 955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후 유입된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주식투자자금 유입으로 인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 순이익도 전분기보다 27.6% 늘어난 245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증권사 부동산PF 규제에 따른 성장성, 수익성 우려가 있었지만 메리츠증권은 2018년 1분기부터 이어진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 기록을 경신하는 등 호실적을 거두는데 성공했다"며 "채무보증 잔액을 꾸준히 감소시키는 대신 다른 부문 투자를 늘려 수익 방어에 성공한 투자전략이 올해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