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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리조트 품는 박찬구…금호석화 사업 다각화 나선다


입력 2021.01.21 10:28 수정 2021.01.21 10:30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금호리조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외형 성장 및 사업 다각화 성공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금호석유화학그룹

금호석유화학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내놓은 금호리조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안정적인 경영 기반과 자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인수전에 참여했던 박찬구 금호석화그룹 회장이 금호리조트를 품게 되면서 레저부문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게 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전날 종속회사인 금호리조트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금호석화는 금호리조트 부채를 제외한 지분 가치에 대해 2000억원 중후반대 금액을 제시해 다른 후보군인 라인건설, 화인자산운용, 브이아이금융투자, 칸서스자산운용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거래를 종결할 예정이다. 금호리조트는 회원제 골프장 아시아나CC와 통영·화산·설악·제주 콘도미니엄 4곳, 아산·화순·제주 워터파크 3곳, 중국 웨이하이포인트 리조트 등을 자산으로 갖고 있다.


이번 인수전에서 금호석화가 상대적으로 높은 입찰가를 제시한 것은 박찬구 회장이 강력한 인수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호석화는 타 후보군과 비교해 탄탄한 실탄을 갖고 있어 강력한 인수 후보로 주목을 받았다.


실제 금호석화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는 전 제품 수요 개선으로 6977억원을 기록, 지난해(3678억원)의 약 2배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호석화는 합성고무, 합성수지를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이 외에 정밀화학, 에너지, 전자소재, 나노탄소, 건자재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합성고무 부문에선 NB라텍스가, 합성수지 부문에선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 성과가 두드러지며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니트릴 장갑'으로 알려진 의료용 라텍스 장갑원료로 사용되는 NB라텍스는 코로나 여파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동률이 상승, 최대 마진율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금호석화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석화·에너지 부문에 치중돼있다보니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이번 인수전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앞서 박찬구 회장은 2021년 신년사를 통해 신사업 발굴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급변하는 사업환경 속에서 적기에 사업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기업은 쇠퇴하기 마련"이라며 "새로운 50년을 위해 긴 안목을 갖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구 회장이 금호가(家)의 마지막 유산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 같은 '통 큰 베팅'에 나섰을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금호석화는 당초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로, 금호그룹 창업주인 박인천 회장이 타계한 후 박삼구-박찬구 형제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을 공동 경영해왔다. 그러나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 인수 과정에서 그룹에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고 형제 사이도 틀어졌다.


박찬구 회장은 금호산업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대신 금호석화 지분을 늘리며 계열 분리에 나섰고, 결국 2010년 석화 부문만 담당하는 분리경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결별했다.


독자 경영 이후 박찬구 회장은 절치부심하며 금호석화그룹 외형 성장에 힘써왔다. 그 결과 금호석화는 매년 꾸준히 영업흑자를 기록하며 '안정적이면서 견실한 회사'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유동성 위기를 넘지 못하고 핵심 기업인 아시아나항공과 금호리조트를 파는 수순을 밟고 있다. 박찬구 회장이 금호리조트의 새 주인으로 낙점되면서 금호석화의 탄탄한 입지를 과시하게 된 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과 금호고속만 남는 중견기업 수준으로 쪼그라들게 됐다.


금호석화는 올해 주력 제품의 경쟁우위를 유지하면서 꾸준한 실적 개선에 역량을 보다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재성 하나금투 연구원은 "올해 영업이익은 NB라텍스 호조로 1조4400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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