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하나금융, 계열사간 시너지 확대 등 내실 다지기에 주력
신한·우리금융, 그룹 포트폴리오 강화 위해 M&A 지속 모색
올해 주요 은행계 금융지주사들이 인수합병(M&A) 부문에서 상반된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M&A에 나서기보다는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비은행 자회사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M&A를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올해 국내와 해외에서 투트랙으로 M&A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에 주력하고 해외에서는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M&A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KB금융은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해왔다. 2015년 현대증권(현 KB증권), 2016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에 이어 작년 상반기 푸르덴셜생명까지 대형 M&A를 성공시키며 은행, 증권, 카드, 보험 등을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인수한 계열사들의 안정적인 정착 등 그룹 시너지 창출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당분간 새로운 M&A 추진보다는 최근 인수한 계열사들의 안정적인 정착에 전 그룹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M&A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사업은 동남아 시장과 선진시장의 속도감 있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글로벌 사업영역의 이익 비중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며 “동남아 시장에서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영역의 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추가적인 M&A 기회도 모색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나금융도 올해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6월 더케이손해보험(현 하나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금융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만큼 자회사의 경쟁력 극대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올해 M&A 시장에 뛰어들 태세를 보이고 있다.
우선 신한금융은 그룹이 보유하지 않은 손해보험사 인수를 검토 중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손해보험사 M&A에 나설 뜻이 있다고 밝힌 상태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 2018년 생명보험사인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과 작년 두산그룹 산하 벤처캐피탈(VC)인 네오플럭스를 인수한 바 있다. 여기에 손해보험사까지 더해지면 종합금융그룹으로 면모를 갖추는 동시에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통해 KB금융과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의 경우 증권사 인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주요 금융그룹 가운데 증권 계열사가 없다. 특히 지난해 타 경쟁 금융그룹은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에 그룹의 성장세를 더욱 끌어올렸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역시 신년사에서 “코로나19로 시장 환경이 위축돼 단기간 내 규모 있는 M&A는 쉽지 않을 수 있지만 그룹 내 비어있는 비은행 부문에 대해 다방면으로 포트폴리오 확대를 모색해 그룹 성장을 위한 동력을 지속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비은행 부문 강화를 통해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렸다”며 “선택과 집중에 나서면서 M&A 효과를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